美 국민 52%·트럼프 지지자 90% “美 언론은 클린턴 편…편향 보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6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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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파 중 41%도 '힐러리 편향', '트럼프 편향'(2%)의 20.5배
클린턴 지지자의 63%는 '공정 보도 하고 있다', 갤럽 조사 결과
트럼프는 평소 "주류 언론이 클린턴 선거 캠페인 참모 역할 한다"고 비판

부형권 뉴욕 특파원
부형권 뉴욕 특파원
"힐러리 클린턴 캠프에서 매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오늘 이 곳에서 만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NBC, CNN, ABC,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이 그들이다."

"올해 언론은 어느 때보다도 편향됐다. 증거가 있다. 미셸 오바마가 연설할 때는 모두가 좋아하더니, 내 아내 멜라니아가 똑같은 연설을 하니까 (언론이 내 아내를) 괴롭히고 있다."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알프레드 스미스 메모리얼 재단' 자선행사에 나타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70)는 이렇게 말하며 주류 언론을 비꼬았다. 그동안 트럼프는 "주류 언론이 마치 클린턴 선거 캠페인 관계자들인 것처럼 편파 보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해왔는데 그 불만을 자선단체 만찬 연설에서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반면 함께 참석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은 주로 트럼프를 꼬집으며 나름의 유머 감각을 뽐냈다.

5일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미국 성인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언론의 편파성 문제를 조사한 결과 트럼프의 주장에 동조하는 여론('언론보도가 클린턴에 유리하게 편향됐다')이 절반을 조금 넘는 52%였다. '트럼프에 유리하게 편향됐다'는 의견은 8%에 불과했다. '균형 잡힌 보도를 하고 있다'는 대답은 38%.

2004년 대선 당시 같은 조사에선 '균형 잡힌 보도를 하고 있다'는 응답이 45%로 가장 많았고,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나 '조지 W 부시 공화당 대선후보'에 유리하게 편향됐다는 답변은 각각 35%와 16%였다. 2004년에 비해 올해 대선에서 언론의 편파보도가 더 심하다고 느끼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는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에 따라 언론 보도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정도가 이번 선거에서 훨씬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나 공화당 지지자들의 불만이 컸다.

트럼프 지지자의 무려 90%, 공화당 지지자의 80%가 '언론 보도가 클린턴에 유리하게 편향됐다'고 대답했다. 반면 클린턴 또는 민주당 지지자 중 '언론이 균형 보도를 하고 있다'는 대답한 비율은 똑같이 63%였다. 무당파 중 52%는 '균형 보도'를 하고 있다고 했지만 '클린턴 편향'이란 대답(41%)이 '트럼프 편향'(2%)의 20.5배에 달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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