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과 반대 세력의 600회가 넘는 암살 기도를 피한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13일 90세 생일을 맞았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이날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실은 ‘생일’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난 미국 대통령들이 내게 했던 그간의 권모술수를 조롱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방의 숱한 암살 기도에도 살아남은 것에 대해 “올림픽에서 살아남기 종목이 있었으면 금메달을 땄을 것”이라고 자랑해 왔다.
CNN은 2006년 영국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를 인용해 “카스트로는 생존 인사 중 가장 많은 암살 기도에 시달린 인물”이라며 총 638번의 암살 기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공산혁명을 성공시킨 뒤 소련과 가까웠던 카스트로 전 의장을 제거하기 위해 미 정부 차원에서 암살 기도가 수차례 있었다. 또 쿠바에서 사업하다가 카지노와 호텔 등을 쿠바 정부에 빼앗긴 미국 마피아 조직들도 암살에 적극적이었다.
쿠바 혁명 성공 초기 카스트로 전 의장과 사랑에 빠졌다가 이후 미 중앙정보국(CIA)에 포섭돼 첩보원이 됐던 마리타 로렌츠는 1993년 회고록에서 “내가 묵던 스위트룸에서 독약을 숨겨 두었던 세안 크림이 꺼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카스트로 전 의장은 호텔 방에서 ‘나를 죽이려 하는가’라며 갖고 있던 총을 나에게 건넸다”고 적었다. 로렌츠는 총을 쏘는 대신 카스트로의 품에 안겼다.
조촐하게 치러진 90세 생일 행사에서 카스트로 전 의장은 평소 즐겨 입던 아디다스 체육복 대신 흰색 퓨마 운동복을 입었다.
한편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원장이 12일 쿠바를 방문해 살바도르 발데스 메사 국가평의회 부의장을 만나 카스트로 생일 선물을 전달했다고 쿠바 관영통신 ACN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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