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잇단 테러에…이슬람 수영복 ‘부르키니’ 파티 결국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0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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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던 ‘부르키니 데이’가 결국 취소됐다. 잇따른 테러 이후 프랑스의 높은 반(反)이슬람 정서를 실감케 하는 사건이다.

프랑스 남부 레펜미라보 시와 실내 수영장 스피드 워터파크는 9일 공동성명에서 “더 이상 과도한 논쟁과 혼란을 초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부르키니 파티를 위해 수영장을 빌려주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부르키니는 신체를 가리는 무슬림 여성 전통 의상인 부르카와 비키니의 합성어로 전신을 가리는 이슬람 수영복을 뜻한다.

이번 논쟁은 사회문화단체인 ‘스마일13’이 다음 달 10일 여성과 아이만 참가하는 수영장 파티를 연다는 광고를 내면서 촉발됐다. 파티 참석 조건으로 여성들은 가슴부터 무릎까지 가리는 수영복을 입어야 하고 부르키니와 질밥 등 이슬람 수영복은 허용된다고 제시했다. 질밥은 이슬람식 스카프다.

그러자 우파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여성을 억압하는 의복을 장려하는 것은 분열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미셸 아미엘 레펜미라보 시장도 “파티가 공공질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프랑스에서는 2011년부터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스마일13은 “우편으로 총알이 배달되는 등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며 “증오로 가득 찬 인종주의적 물결과 우리를 향한 위협을 보니 슬프고도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파리=동정민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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