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선 “11억 거지떼가 겁도 없이…” 발언에 中 누리꾼 격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1일 2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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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 동아일보DB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 동아일보DB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의 ‘11억 중국인 거지’ 비하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이 비난을 쏟아내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송 전 의원은 16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관련 모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경제 대국이 된 중국이 한국을 안중에 두지 않고 내정 간섭을 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을 카드로 활용해 북한과 한국을 동시에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전 의원은 이어 “중국이 청나라 이전 사고방식으로 한국을 대하고 있다”며 “20년 전 11억 거지떼가 어떻게 겁도 없이 이렇게 한국을 대할 수 있는지 화가 난다”고 말했다. 토론을 진행하던 여성 사회자가 “외교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발언인 것 같습니다”라며 발언을 제지하기도 했다.

홍콩 펑황(鳳凰)TV는 21일 이같은 장면을 내보내면서 “송 전 의원의 발언은 많은 한국 누리꾼들로부터도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송 전 의원은 친미 성향으로 이라크 전쟁 당시에는 미국의 이익이 한국의 이익이라는 말로 미국을 감동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는 송 전 의원의 발언 내용을 수천 명이 퍼나르며 전파하고 있으며 수많은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댓글 중에는 “어느 새 기고만장해졌다” “너희들도 수백 년 전 빌붙어먹은 복속 국가였다”“잠시 동안 진공(進供)을 하지 않으니 무릎 꿇고 아버지라 불렀던 때를 잊었구나” 같은 ‘저열한’ 비난들이 많았다. 경제 대국이 되니 한국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대목에 대해서도 “우리가 왜 너희를 안중에 두어야 하는데” “애초에 안중에 없는 것 몰랐냐” 등의 비아냥도 나왔다.

다른 누리꾼은 “한국산 화장품과 드라마를 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중 관계가 어려울 때이니 불필요하게 서로를 자극해서는 안된다”는 충고도 있었다.

사드 한반도 배치로 중국 여론이 민감한 때에 전직 집권당 의원의 중국인 비하 발언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겪으로 중국 민심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송 전 의원은 21일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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