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이틀새 7.5% 하락… 신흥국 다시 먹구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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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쇼크]브라질-중동국가 경기회복에 찬물 “달러강세속 일시적 하락” 반론도

국제유가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악재를 만나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신흥국들도 브렉시트의 영향권에 들어가고 있다. 달러화 강세로 유가가 추가 하락하면 올해 초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었던 ‘저유가 쇼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8% 내린 배럴당 47.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투표 전 배럴당 5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는 브렉시트가 현실화한 뒤 7.5%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북해산 브렌트유도 7.3% 떨어지며 배럴당 47.16달러로 마감했고, 두바이유(배럴당 45.11달러)도 이틀 연속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상승세를 타던 유가 흐름이 브렉시트 때문에 하락세로 뒤바뀌면 글로벌 경제가 또다시 침체의 악순환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브렉시트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선진국의 투자 및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원유 수요가 감소하고 이 경우 유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은 자원 부국인 브라질, 러시아 등의 재정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자금난에 처한 중동 산유국들이 국부 펀드의 투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유가 하락에 의한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석유 관련 제품의 수출이 줄어들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의 침체로 대외 무역 규모가 감소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을 유지하면 괜찮겠지만 그 밑으로 하락하면 신흥국 경기 회복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될 것”이라며 “유가 흐름은 글로벌 시장 전체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더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브렉시트로 인한 유가 하락세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영국의 원유 수요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에 브렉시트가 유가를 하락시킬 원인은 아니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직까지 브렉시트로 원유 수급이 영향을 받진 않고 있다”면서도 “브렉시트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대되고, 달러화 강세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유가 하락에 의해 글로벌 경제가 다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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