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키신저에 ‘외교 과외’ 받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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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18일… 수차례 면담 요청… 트럼프 외교노선 변화있을지 주목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미 외교계의 살아 있는 전설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93)을 만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빠르면 18일 키신저를 면담할 것이라고 트럼프의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이번 만남은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기 전부터 수주간 키신저 와 전화통화를 하며 요청한 끝에 성사됐다.

트럼프가 키신저를 만나려는 이유는 ‘외교 현인’으로 통하는 키신저에게 자문하고 대선 후보로서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외교 정책에 문외한이라는 지적을 받는 트럼프는 3월 하순 WP 인터뷰에서 “외교 정책에 대해 어떤 책을 읽느냐”는 질문에 “주로 신문과 방송 등 언론을 통해 안다”고 답해 제대로 된 외교 서적 하나 읽지 않은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키신저는 공화당 출신의 리처드 닉슨, 제럴드 포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1973∼1977년)을 지냈고 1970년대 미중 수교의 물꼬를 튼 ‘핑퐁 외교’의 주역이다. 1973년에는 북베트남과의 평화협정으로 베트남전을 끝낸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 때문에 1980년대 이후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대선후보는 통과의례처럼 키신저를 만나 외교정책에 대해 자문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도 2008년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로 확정되자 키신저를 찾아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종종 키신저를 백악관에 초청해 환담한다.

트럼프가 키신저와의 회동을 계기로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노선에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키신저는 중국과의 수교를 이끌어낼 정도로 일찍이 아시아권에 대한 외교를 중시해 온 만큼 이번 만남이 주한미군 철수론 등 트럼프의 한반도 및 동아시아 노선에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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