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는 男·女 어느쪽 화장실 써야하나? 美사회 격론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5월 10일 16시 53분


코멘트
트랜스젠더(성전환자)가 남·녀 화장실 중 어느 쪽을 사용해야 하냐는 문제를 놓고 미국 사회가 격론에 빠졌다.

논쟁은 지난 3월 노스캐롤라이나 주(州)가 출생 시 성별을 기준으로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규정한 법안 ‘HB2(House Bill2)’를 발효 시키면서 시작됐다.

미국 법무부는 이 법이 차별대우를 금지하는 시민권을 침해했다고 제동을 걸었으나,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월권행위’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법무부도 9일(현지시간) 맞소송을 제기하며 치열한 소송전에 돌입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맷 매크로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소장에서 “법무부가 노스캐롤라이나의 특정 입장을 강제하는 것은 오랫동안 지속돼 온 연방 시민권법을 일방적으로 수정하려는 시도이며 미 의회의 제도와 완전히 배치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은 “이 사안은 단순히 화장실만의 문제가 아닌 그 이상”이라며 “노스캐롤라이나를 포함한 미국의 여러 주가 화장실과 식수대와 같은 공공시설 이용에 대해 인종에 따라 차별을 둔 것은 그리 오래 전 이야기가 아니다. (흑인을 차별한)미국 역사의 어두운 단면을 떠오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여론은 트랜스젠더의 화장실 사용 강제에 반대하는 쪽이 우세하다. 이날 미국 CNN이 여론조사기관 ORC와 함께 미국 국민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가 이 법안에 반대했으며 38%가 찬성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달 “(노스캐롤라이나 주가)어느 정도의 정치적 요구와 일부 사람들의 강한 성소주자 반감에 이끌린 측면이 있다”며 법안에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또 록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틴, 비틀스의 링고 스타 등 유명 인사들이 노스캐롤라이나 공연을 취소했고, 유명IT업체를 비롯한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