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속 호르몬, 신생아 장내미생물 발달 돕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6일 14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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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속에 들어있는 호르몬이 신생아의 장내미생물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브리짓 영 미국 콜로라도대 의대 교수팀은 모유 속 인슐린과 렙틴 호르몬이 신생아 장내미생물이 다양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첫 증거를 찾았다고 4일 밝혔다.

예전부터 모유를 먹는 것이 분유를 먹는 것보다 장내미생물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추측은 있었지만 그 증거가 확인된 적은 없었다.

연구팀은 모유 수유를 받는 생후 2주 된 신생아 30명을 대상으로 장내 미생물을 확인한 결과 모유 속 렙틴과 인슐린 호르몬이 장내미생물로 하여금 장 발달을 돕고 유해한 독성물질에 대한 보호막을 만들도록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모유 속 호르몬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키워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은 장내 생태계에 중요한 요소로, 다양한 세균들이 서로 균형을 이룰 때 건강한 장이 될 수 있다. 가령 항생제 복용 등으로 대부분의 세균들이 죽고 항생제 내성균만 살아남는다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건강상 문제가 생기게 된다.

또 연구팀은 출산한 엄마의 비만 정도가 모유를 통해 신생아의 장내미생물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함께 확인했다. 비만인 엄마로부터 모유를 수유 받은 아이는 감마프로테오박테리아(Gammaproteobacteria)라는 미생물의 수가 현격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미생물은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늘리는 데 혁혁한 역할을 하는 미생물이다.

연구팀은 “모국어를 부모로부터 배우듯 아이의 장 건강은 엄마의 모유를 통해 만들어진다”며 “모유에 든 호르몬이 신생아의 건강은 물론 장내미생물을 통해 장기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임상영양학지(Amert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5월호에 실렸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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