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없는 집값…月 46만 원 내고 ‘나무 상자’ 사는 남성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3월 31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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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처럼 전세 개념이 없는 미국도 최근 몇 년 새 임대료가 급격히 올라 임차인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에 자신만의 기막힌 방법으로 보금자리 문제를 해결한 20대 남성이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 아파트 임대차 중개업체 점퍼닷컴(www.zumper.com)에 따르면 미국 대도시 50개 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10월 아파트 월세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월세 높은 도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달 기준 샌프란시스코의 침실 1칸짜리 아파트 월세(이하 중간값 기준)는 3590달러(약 410만 원).

그렇다면 이 도시 사람들은 월세 수백만 원을 어떻게 감당하고 있을까.

미국 뉴욕포스트의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일러스트레이터 피터 베르코비츠(25)는 길이 240cm, 높이 137cm인 ‘나무 상자’를 자신의 집이라 부른다. 그가 구한 월세 400달러(약 46만 원)짜리의 이 집은 친구 집 거실 한쪽에 마련된 작은 공간이다.

사진=피터 베르코비츠 인스타그램
사진=피터 베르코비츠 인스타그램

일본 캡슐호텔에서 영감을 받아 1300달러(약 150만 원)를 들여 직접 제작했다는 이 공간 안에는 1인용 침대와 접이식 책상, 선풍기, 책꽂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 기본적인 시설들이 제법 잘 갖춰져 있다.


이달 초부터 이곳에 살고 있는 베르코비츠는 23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사람들은 보통 내가 이런 곳에 산다고 하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비록 상자라도 디자인만 잘 되면 얼마든지 쾌적한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다"면서 "이 상자는 내가 살아본 침실 중 가장 아늑한 곳"이라고 밝혀 시선을 모았었다.

또한 베르코비츠는 "상자에 산다는 게 어처구니없는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진짜 어처구니없는 것은 샌프란시스코의 높은 집값"이라고 역설하며 원하는 이가 있을 경우 매우 합리적인 가격에 자신의 나무 상자 같은 공간을 만들어주겠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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