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전범재판소, ‘발칸의 학살자’ 카라지치에 징역 40년형 선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5일 0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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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부터 1995년까지 진행된 보스니아 내전 때 무슬림과 크로아티아계 등 비(非) 세르비아계 사람들에 대한 ‘인종 청소’를 지휘해 ‘발칸의 학살자’란 명칭을 얻은 세르비아계 정치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71·사진)에게 징역 40년 형이 선고됐다.

24일(현지 시간) CNN 등 주요 외신들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가 카라지치에 대해 학살과 반인륜 범죄 등의 혐의를 인정해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카라지치는 1991년 옛 유고 연방의 붕괴 후 발발해 총 10만 명 이상이 사망한 보스니아 내전에 연루된 최고위급 인사다. 2008년 체포된 카라지치는 대량학살, 전쟁범죄, 인권침해 범죄 등 11개 혐의로 기소됐고 2014년 9월 종신형을 구형 받았다.

이날 ICTY는 카라지치가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를 44개월 동안 포위한 후 테러와 저격 등 각종 공격을 감행해 1만20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것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 1995년 7월에는 무슬림 거주 지역인 스레브레니카에서 8000여 명의 무슬림 남성과 소년들을 학살한 뒤 집단 무덤에 파묻은 것에 대해서도 책임을 인정했다.

국제사회에서 카라지치에 대한 재판은 제2차 세계대전 관련 전범 재판 이후 가장 중요한 재판으로 여겨져 왔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나치 전범을 처벌하기 위해 만들었던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소 이후 처음으로 1993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설립된 국제전범재판소가 ICTY이다.

ICTY는 유고 연방 해체 과정에서 발생한 전범 행위와 관련해 모두 161명을 기소해 149명에 대한 심판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지치에 대한 재판은 한국 출신인 권오곤 ICTY 부소장이 주재해왔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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