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왕이 中 외교부장 10일 방러”…北 문제 어떻게 다뤄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9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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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외교회담서 북한 상황 협의” …·5자회담·평화협정 다뤄질 듯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워싱턴 회동과 같은 시기 맞물려

한반도 상황을 둘러싼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의 밀고 당기는 외교전이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9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1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나 북한 상황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일 시작되는 이번 방문은 라브로프 장관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2일) 이후 처음 이뤄지는 두 사람의 만남에서 북한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 주목된다. 러시아는 막판까지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반대하며 내용이 수정되도록 압력을 넣었다.

이번 중러 외교회담에서 중국이 강조해온 ‘비핵화·평화협정 동시 논의’를 강화하는 계기가 만들어질지도 관심사다. 왕 부장은 9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자신의 방러를 통해 미중-중러 릴레이 협상을 진행하는 셈이다. 왕 부장이 8일 기자회견에서 “3자, 4자, 5자 접촉 구상에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밝힌 만큼 5자회담 문제도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방한에서 “정세가 변했으니 방법도 변해야 한다”며 5자회담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천하이(陳海)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을 3일 러시아로 보내 사전교섭을 진행했다.

왕 부장의 방러가 한미의 북핵 정책 책임자가 만나는 것과 때를 같이 해 이뤄지는 것도 공교롭다.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북핵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은 10일 미국을 방문해 성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만난다. 김 본부장의 취임 후 첫 출장인 이번 방문에서 한미는 대북제재 이행 방안과 잇따른 북한 위협 대처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이 (한국 의사와 달리) 북한과 평화협정 논의에 관심을 보인다는 관측과 관련해 주한 미국대사관은 8일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대북정책 최우선 순위라는 점에 변함이 없으며 한미는 북한 위협 대처에 있어 의견이 확고히 일치한다”고 밝혔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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