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장기화, IS 격퇴에도 악영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석유 밀거래 수입 타격 받았지만… ‘천적’ 쿠르드족 민병대 와해 등
反IS 진영이 되레 더 큰 피해

석유 밀거래가 가장 큰 수입원인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는 저유가 현상이 역설적으로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가 하락으로 IS도 손해를 보지만 반(反)IS 진영이 더욱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중동 전문 아리시안 국제뉴스통신에 따르면 IS 수입의 40%는 석유 밀거래에서 나온다. IS는 매일 시리아에서 3만 배럴, 이라크에서 1만∼2만 배럴씩 생산해 국제 시세의 반값에 판다.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였던 지난해 6월엔 30달러에 팔았지만 30달러로 떨어진 지금은 15달러밖에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IS는 올 초 시리아 출신 대원들의 월급은 월 400달러에서 200달러로, 외국인 대원은 800달러에서 400달러로 깎았다. 하지만 점령지 내 세금, 유물 거래, 인질 몸값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건재해 월 2회 식량배급은 유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IS가 내심 유가 하락을 원할 수도 있다. 세계적인 위기관리 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그룹 이언 브레머 회장은 “저유가가 장기화하면 IS에 대한 압박이 느슨해져 IS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IS가 가장 두려워하는 쿠르드족 페시메르가 민병대가 와해되고 있다. 쿠르드 자치 지역은 원유 판매가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페시메르가 민병대는 석유 시세가 좋을 때 세력이 확대돼 IS 퇴치에 절대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유가 폭락으로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한다. 이 때문에 탈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도 최근 “유가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감소로 IS와의 전투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미군이 주도하는 동맹군에 지원을 요청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저유가#is#쿠르드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