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IS공습 위해 잠수함서 순항미사일 발사…여차하면 핵무기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9일 16시 10분


러시아가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를 공격하면서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을 잠수함에서 쏘아 올렸다. 러시아의 군사작전이 한층 다각화되면서 여차하면 핵무기 사용도 암시한 것이어서 이목을 끌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8일(현지 시간) 푸틴 대통령에게 “지중해 동부 시리아 인접 해역에 배치된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잠수함 로스토프나도누 호에서 최근 순항미사일 ‘칼리브르’를 여러 발 발사해 IS 근거지인 락까의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이어 “이 미사일 공격이 IS의 무기 저장고와 무기 제조공장, 석유시설 등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다”며 “‘칼리브르’가 장거리 공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해보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직후 “이 순항미사일에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지만, 후자는 사용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말은 향후 상황에 따라서는 핵탄두까지 장착할 수 있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어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쇼이구 장관은 TV로 중계된 이날 회의에서 “지난 3일 동안 투폴레프(Tu)-22 폭격기가 60차례 출격하는 등 러시아 공군기가 총 600차례 작전에 나섰다”며 “군수품 창고와 박격포 제조 공장, 석유 시설 등 300여 개 목표를 파괴했다”고도 밝혔다.

지난해 진수된 3950t급 3세대 디젤 잠수함 로스토프나도누는 약 50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최대 300m 깊이까지 잠항해 45일 동안 추가 보급 없이 작전을 펼칠 수 있다.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은 4기까지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쇼이구 장관은 지난달 터키에서 격추된 러시아 전폭기의 블랙박스를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외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블랙박스를 분석하라고 지시했다. 비행경로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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