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 대니얼 크레이그, 유엔지뢰제거 특사로 첫 임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4일 2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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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007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대니얼 크레이그 유엔지뢰제거 특사(47)가 13일(현지 시간) 키프로스에서 첫 임무를 수행했다. 올 4월 지뢰제거 특사로 임명된 크레이그는 임기인 3년 동안 세계 곳곳을 방문해 지뢰 제거 캠페인과 희생자 돕기 등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키프로스 일간 키프로스메일 등에 따르면 크레이그 특사는 이날 유엔지뢰대책기구(UNMAS)와 함께 유엔이 설정한 키프로스의 완충지대를 방문했다. 그는 캄보디아 평화유지군이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지켜보고 해제한 지뢰를 손에 쥐고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크레이그 특사는 성명을 통해 “이 아름다운 섬나라에서 지뢰밭을 보는 처음이자 마지막 특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 전 캄보디아에서 영화를 촬영해 캄보디아의 지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캄보디아 지뢰제거 전문가들이 키프로스의 평화를 돕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크레이그 특사는 올 4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서 특사 임명장을 직접 받았다. 당시 반 총장은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는 ‘살인면허’를 갖고 있지만, 오늘부터 우리는 그에게 ‘구조면허’를 부여한다”며 “유엔 8대 사무총장인 나는 ‘008’로 통한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6대 제임스 본드인 크레이그는 지금까지 ‘007 카지노 로얄’ ‘007 퀀텀 오브 솔러스’ ‘007 스카이폴’에 이어 곧 개봉될 ‘007 스펙터’에도 주연을 맡았다.

유엔은 1963년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에서 남부의 그리스계와 북부의 터키계 주민 사이에 무력충돌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평화유지군을 파병했다. 유엔은 10년 전부터 남북 완충지대에 매설된 지뢰 해제를 시작해 지금까지 9.7㎢에 묻힌 지뢰 2만7000여 개를 제거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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