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땅, 중남미]부쩍 커진 교역규모… 성큼 다가선 6억 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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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16∼27일 순방하는 중남미 4국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에서 가장 먼 대륙 중남미로 향한다. 박 대통령은 16∼27일 콜롬비아, 페루, 칠레, 브라질 4개국을 차례로 순방한다.

중남미는 지구 반대편이라는 지리적 불리함 때문에 한국과는 그다지 깊은 인연을 맺지 못했던 곳이다. 먼 거리 탓에 직항 편도 없다. 그러나 20년 전부터 사정은 달라졌다. 총 인구가 5억7000만 명인 중남미는 한국에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다.

특히 인구 2억 명이 넘는 브라질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포함됐다. 삼성전자가 1995년 브라질 상파울루 시 인근에 가전공장을 준공한 것을 필두로 LG전자와 대우전자 등이 잇달아 중남미로 진출했다. 현대자동차는 2012년 11월 연간 생산 15만 대 규모의 완성차 생산공장을 브라질에 세움으로써 한국 기업들의 중남미 진출에 정점을 찍었다.

칠레는 2003년 한국과의 첫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 됐다. 가장 멀리 있는 나라와 가장 먼저 경제적 이웃으로 손을 맞잡은 것이다. 이듬해 발효된 한-칠레 FTA는 대(對)중남미 무역 규모가 급증하는 토대가 됐다. 2004년 115억6262만 달러(약 12조6000억 원) 수준이었던 대중남미 수출액은 지난해 358억9779만 달러(약 39조2000억 원)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수입액도 66억5115만 달러(약 7조2000억 원)에서 182억9443만 달러(약 19조9000억 원)로 증가했다. 수출액과 수입액 모두 10년 사이 3배 규모로 커진 것이다. 한국은 칠레와의 FTA를 시작으로 한-미 FTA, 한-유럽연합(EU) FTA, 한-중 FTA 등을 잇달아 체결하면서 세계무역의 중심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브라질과 칠레는 박 대통령처럼 현직 대통령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물론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사실도 같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2010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를 포함해 3차례 한국을 찾은 바 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도 유엔 여성기구 총재였던 2013년 2월 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등 3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한 케이블TV의 여행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을 통해 보다 친근해진 페루 역시 한국의 FTA 체결 국가 중 하나다. 한-페루 FTA는 2011년 8월 정식 발효됐다. 특히 페루의 오얀타 우말라 대통령은 2004년 주한 페루대사관에서 근무한 인연도 있다. 페루는 중남미 국가 가운데 한류 드라마 1세대였던 ‘겨울연가’ ‘대장금’ 등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콜롬비아는 6·25전쟁 당시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한 참전국이다. 그만큼 한-콜롬비아 간 관계는 뿌리가 깊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을 통해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한다. 산토스 대통령은 2011년 9월 대통령 자격으로 국빈 방한한 바 있다. 한-콜롬비아 FTA는 지난해 4월 국내에선 국회 비준을 통과했고, 콜롬비아 국회 비준을 받는 대로 발효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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