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채혈하다 주삿바늘 피부 닿아… 잠복기 21일간 관찰

조숭호기자 입력 2015-01-03 03:00수정 2015-01-03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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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대원 에볼라 감염 가능성
국제 의료 인력 활동 지침에 따라… 美 에어 앰뷸런스 이용해 獨 이송
국내엔 의심환자 확진시설 없어… 정부 “긴급구호대 활동 계속 진행”
한국 의료대원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첫 사례가 발생하자 정부는 하루 만에 이 대원을 이송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의에 들어갔다. 3일 한국 대원이 독일로 이송되는 것은 국제 의료 인력의 활동 지침에 해당하는 ‘유럽연합(EU) 패키지’ 절차에 따른 것이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13일(한국 시간) 긴급구호대 1진을 시에라리온에 파견하기에 앞서 선발대를 보내 영국, 세계보건기구(WHO) 등과 체계적인 협의를 가졌다. 당시 EU 패키지에 따라 사전 교육과 현지 활동, 감염 상황 발생 시 대응 절차를 모두 논의했다.

구호대 1진은 이 패키지에 따라 현지 파견에 앞서 영국에서 1주일간 사전 훈련을 했고 시에라리온에서도 1주일의 적응 기간을 거친 뒤 실제 의료 현장에 투입됐다.

지난해 12월 30일 환자를 채혈하던 한국 의료대원 A 씨의 맨살이 주삿바늘에 닿는 상황이 발생하자 정부는 이튿날(31일) A 씨를 제3국으로 이송하기로 결정하고 WHO를 통해 이송 절차에 들어갔다. 이 역시 EU 패키지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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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는 에볼라 치료 능력이 있는 병원을 상대로 환자 수용 의사를 타진했고 독일의 한 병원에서 A 씨를 맡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독일은 에볼라 관련 환자 3명을 이송해 치료한 경험이 있다. 오영주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은 “독일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독일 정부와의 협의를 거친 뒤, 주독 한국대사관이 대원의 보호와 지원을 담당할 것”이라며 “사전에 담당자도 지정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A 씨가 시에라리온에서 독일까지 타고 갈 에어 앰뷸런스(피닉스 에어)도 한국과 미국 사이에 양해각서(MOU)를 맺어 뒀기에 이용이 가능했다. 정부는 구호대 파견에 앞서 “한국까지 이송하는 데 장시간이 필요하고 그 사이 환자 상태가 나빠질 수 있어서 감염 때에는 한국행보다 제3국 이송을 최우선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구호대원들도 파견에 앞선 조사에서 유사시 한국이나 미국보다 유럽으로 보내 줄 것을 희망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에볼라 의심 환자를 확진하기 위한 시설이 없다는 점도 독일행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에볼라 감염을 안전하게 진단하려면 생물안전도(biosafety level·BSL)가 최고 등급인 BSL-4가 되어야 하는데 한국엔 아직 이 수준의 시설이 없다”고 말했다. A 씨가 정밀진단 결과 감염으로 드러날 경우 독일 병원이 완치까지 맡아 줄 것인지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한편 이번 상황 발생에도 불구하고 한국 긴급구호대 활동은 계속 진행된다. 오 국장은 “당초 활동 목적에 맞게 긴급구호대 2, 3진은 예정대로 이달 10일과 다음 달 7일 각각 파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송으로 생긴 결원 1명은 충원하지 않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국제 인력으로 대체하게 된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에볼라#바이러스#채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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