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객만 타세요… 여성 기사가 모십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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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서 전용 콜택시 등장… 일부선 “또다른 성차별” 반발

이번 주부터 미국 뉴욕에 여성 전용 택시가 등장한다.

미국 언론들은 13일 ‘쉬라이즈(SheRides·여성이 탑승한다)’라는 이름의 여성 대상 택시 서비스가 16일부터 시작된다고 보도했다. ‘쉬라이즈’는 여성 고객과 여성 택시기사를 연결해주는 콜택시 서비스다.

‘쉬라이즈’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여성 고객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신청이 접수되면 분홍색 스카프를 목에 두른 여성 택시기사가 찾아오는 방식이다. 신청자는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승객 중에 여성이 있는지 질문을 받게 되며 여성이 없다고 답하면 ‘쉬라이즈’가 아닌 다른 택시 서비스로 신청이 자동으로 돌아간다. 당분간 애플의 아이폰 이용자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조만간 안드로이드폰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쉬라이즈’의 여성 대표인 스텔라 마테오 씨는 “남성 택시기사를 불편하게 여기는 여성들이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도 어린 두 딸이 수업을 마친 뒤 체육시설 같은 곳에 갈 때는 여성 택시기사를 불렀다고 했다. 마테오 대표의 남편인 페르난도 마테오 씨는 뉴욕 일원 택시기사 3만 명이 가입한 뉴욕 주 택시기사연맹을 결성했다.

마테오 대표는 “여성 전용 택시가 남성 위주인 택시업계에 여성의 취업을 늘릴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뉴욕 시 택시업계에서 고급 콜택시인 리무진 서비스나 친환경 택시인 ‘그린캡’에 종사하는 택시기사 5만9999명 중 여성은 2952명으로 5%에 불과하다. 일반 택시인 ‘옐로캡’은 기사 5만1874명 중 여성 기사가 574명(1%)으로 비율이 더 낮다.

그러나 ‘쉬라이즈’의 영업 행위가 성차별이라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뉴욕의 택시·리무진위원회는 인종, 성별, 종교,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승차를 거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위원회의 위원인 프랭크 캐런 변호사는 ‘쉬라이즈’의 영업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어떻게 규제의 벽을 넘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여성 전용 택시#뉴욕#성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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