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노리는 日… 6조원 주고 방글라데시 출마 포기시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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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선거에 출마하려던 방글라데시에 최대 6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경제 지원(ODA)을 약속하고 입후보를 포기시켰다.

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6일 일본 총리로는 14년 만에 수도 다카를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비상임이사국 입후보 철회 방침을 밝혔다. 그 대신 아베 총리는 앞으로 4, 5년간 방글라데시에 최대 6000억 엔(약 5조8454억 원)의 경제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양측은 또 외교·안보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내년 이른 시기에 외교차관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국제 안보 현안을 좌지우지하는 유엔 안보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임기에 제한이 없고 거부권을 가진 5개의 상임이사국(P5)과 대륙별로 할당된 2년 임기의 10개 비상임이사국 등 총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된다. 비상임이사국이 되려면 193개 유엔 회원국 중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일본은 내년 9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의 아시아 태평양 의석에 당선되면 2016∼17년 2년간 임기를 수행한다. 2010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비상임이사국이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가 막대한 자금을 퍼주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것은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실적 쌓기가 목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상임이사국 확대는 중국 등 기존 상임이사국이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실현이 불가능해 비현실적이라는 분위기가 일본에서도 높다.

그보다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본격화하려는 일본이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발언력과 정보 접근성을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산케이신문은 9일자 사설에서 “안보리 결정은 실제 무대 뒤에서 비공식 협의로 이뤄지며 이 논의에 참가할 수 있는지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정보량은 극단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일본#방글라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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