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KFC에 쓰레기 고기가…” 中 발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언론서 납품업체 잠입취재 폭로… 유통기한 지난 고기 공급 드러나
당국, 해당 제품 판매금지 조치

푸시식품유한공사 직원이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와 기한이 남은 고기를 섞고 있다(위 사진). 유통기한이 보름가량
 지난 냉동 닭고기 껍질을 완제품으로 만드는 모습(아래 사진). 중국 둥팡위성TV가 20일 보도했다. 둥팡위성TV 화면 캡처
푸시식품유한공사 직원이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와 기한이 남은 고기를 섞고 있다(위 사진). 유통기한이 보름가량 지난 냉동 닭고기 껍질을 완제품으로 만드는 모습(아래 사진). 중국 둥팡위성TV가 20일 보도했다. 둥팡위성TV 화면 캡처
중국의 패스트푸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맥도널드 등 다국적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유통기한이 지난 ‘쓰레기 고기’를 써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중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당국은 즉각 문제의 원재료를 사용한 제품 판매를 중단할 것을 해당 업체에 지시했다.

둥팡(東方)위성TV는 상하이(上海)의 식품가공업체인 푸시(福喜)식품유한공사가 유통기한을 초과한 닭고기와 소갈비, 햄버거용 고기 등을 맥도널드와 KFC, 피자헛 등에 공급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둥팡위성의 기자가 두 달간 해당 회사에 잠입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푸시식품은 유통기한을 보름 넘긴 냉동 닭껍질과 닭가슴살 18t을 혼합해 맥도널드에 납품했다. 이들 재료는 중국 내 패스트푸드점에 우선 공급되도록 배정돼 대부분 중국 내에서 유통됐다. 한 훈제 육류는 유통기한이 거의 한 달이 지난 상태에서 KFC에 납품됐고 피자헛에 제공된 소갈비는 무려 7개월이나 지났다. 바닥에 떨어진 고깃덩어리를 기계로 섞어서 반제품으로 처리하거나 악취가 풍기는 소갈비도 보였다. 둥팡위성은 “이들 제품은 쓰레기로 처리돼야 했다”고 지적했다.

푸시식품은 기존의 유통기한 표식을 떼고 새로 1년짜리 라벨을 붙이거나 장부를 이중으로 작성하는 수법으로 이런 재료를 가공, 공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 과정에서 회사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넘은 것을 먹어도 죽지는 않는다”고 말해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상하이 식품약품관리감독국은 푸시식품의 영업을 중단시켰으며 맥도널드와 KFC 등에 해당 재료를 쓴 제품을 판매 중단토록 조치했다. 이에 앞서 맥도널드와 KFC 등은 보도가 나간 직후 푸시식품이 공급한 원재료 사용을 중단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식약감독국은 푸시식품 본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방해로 진입하지 못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에도 베이징(北京)의 맥도널드와 KFC 매장에서 제공하는 식용얼음에서 변기에서보다 많은 세균이 검출돼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토종 기업들의 식품 안전 불감증이 사회 문제가 된 상황에서 외국 기업들마저 이 같은 행태를 보여 뭘 먹어야 하느냐는 한탄과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푸시식품도 미국 식품가공업체인 OSI그룹 산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베이징의 유력지 신징(新京)보는 1면에 둥팡위성이 보도한 화면을 싣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이날 사설에서 “서양 외식업체들의 배후에 얼마나 더 많은 내막이 있느냐”며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맥도날드#상하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