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0년만에 원유수출 허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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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부산물 초경질유 대상… 세계 에너지시장에 영향 미칠듯

미국 정부가 1차 석유파동 당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원유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던 조치를 약 40년 만에 풀었다. 내년 미국의 원유 수출 물량이 하루 최대 7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동 중심의 국제 에너지 판도도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가 최근 텍사스의 ‘파이오니아 내추럴 리소스’와 휴스턴의 ‘엔터프라이즈 프러덕트 파트너스’ 등 2개사에 대해 빠르면 8월부터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미 정부는 가솔린과 디젤 등 원유를 정제한 석유 제품 수출은 허용해왔지만 원유 수출은 1975년 이후 소량을 캐나다에 수출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금지해왔다. 이번에 상무부가 허가한 석유제품은 ‘최소한의 공정만 거친 초경질유’다. 석유업체들은 이 같은 규정으로 미국 정부가 사실상 원유 수출의 문을 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셰일가스를 채굴할 때 천연가스와 함께 나오는 액화 상태의 원유인 콘덴세이트는 업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에너지로 가솔린이나 제트연료, 디젤 등으로 가공할 수 있다. 미국에 셰일가스 혁명이 일어나면서 일일 생산량이 300만 배럴에 이를 정도로 크게 늘었다. 셰일가스 혁명이 미 정부의 에너지 수출정책을 바꾸는 계기로 작용한 셈이다.

이번 결정은 두 회사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지만 향후 다른 업체들도 허가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두 회사의 첫 수출 물량은 소규모지만 생산량이 많아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상무부는 미국산 원유를 해외에 쉽게 수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내년부터 미국이 수출할 수 있는 초경질유 물량이 일일 최대 7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원유수출#석유파동#셰일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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