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도쿄도의원 사과하고 탈당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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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원에 “당신이나 빨리 결혼해” 성희롱 논란

“‘빨리 결혼하는 게 낫지 않나’라고 말해 선생님께 고통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23일 일본 도쿄(東京)도의회. 자민당 소속 스즈키 아키히로(鈴木章浩·51) 의원이 이렇게 말하며 시오무라 아야카(鹽村文夏·36·여) 다함께당 의원에게 고개 숙여 사죄했다. 언론사의 카메라 플래시가 연달아 터졌다.

스즈키 의원이 기자들 앞에서 사과한 것은 18일에 일어난 ‘사건’ 때문이었다. 도의회 정례회의에서 시오무라 의원이 임신 출산 등과 관련한 여성 지원 강화를 말하고 있을 때 스즈키 의원이 “본인이나 빨리 결혼해라”며 야유했다. 다른 의원 일부도 웃으며 동조했다.

시오무라 의원은 가볍게 웃으며 계속 발언을 이어갔지만 자리로 돌아와 눈물을 흘렸다. 그 후 도의회 의원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문제의 발언자가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자민당은 자체 조사를 벌여 스즈키 의원이 문제의 발언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스즈키 의원은 닷새가 지난 뒤에야 잘못을 시인했다.

2007년부터 도쿄도의회 의원으로 일해 온 3선 의원인 그는 2012년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당시 도쿄도지사가 도쿄도 차원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매입을 추진했을 때 찬성했다. 같은 해 8월 허가 없이 센카쿠의 한 섬에 상륙해 입건되기도 했다.

여성의 사회활동 촉진을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운 자민당 정권은 이번 일로 타격이 크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간사장은 23일 “당의 책임자로서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스즈키 의원이 이날 제출한 탈당계를 곧바로 처리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자민당#결혼#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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