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값 들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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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듦병 중동-아프리카 확산… 수출가격 18개월이래 최고치

바나나 시듦병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바나나 작황에 비상이 걸렸다. 생산 차질이 가시화되면서 주요 산지의 바나나 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14일 주요 작물인 바나나의 생산과 수출이 시듦병 때문에 심각한 위협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지속 가능한 바나나 생산과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세계 바나나 포럼’의 잔루카 곤돌리니 총무는 “시듦병의 확산이 적도 지역에 위치한 많은 국가들의 고용과 정부 세수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나나는 저개발국들에 가장 중요한 4대 작물 중 하나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시듦병은 파나마병의 변종인 ‘TR4’ 곰팡이균이 바나나 뿌리를 공격하면서 바나나 나무가 마른 채 시들어 죽는 증세를 보인다. TR4는 지난 20년간 동남아시아 바나나 산지에서 작황에 큰 손실을 불러왔고 최근에는 요르단과 모잠비크 등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등 남미 국가로는 아직 확산되지 않았지만 FAO는 이 지역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시듦병 확산에 따라 바나나 가격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에콰도르의 바나나 수출 가격은 3월 t당 966.85달러(약 100만6000원)로 18개월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2월 미국 내 소비자가격도 지난해 10월에 비해 2.2% 상승했다.

FAO의 식물병리학자인 파질 두순셀리 씨는 “세계적으로 바나나 작황에 문제가 생기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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