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비용 개도국만 107조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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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변화위 보고서

기후변화에 따른 충격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전 세계적으로 연간 최대 1000억 달러(약 107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엔 산하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가 일본 요코하마에서 31일 발표 예정인 보고서 요약본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충격을 다룬 이번 보고서는 세 번에 걸쳐 발표되는 IPCC의 두 번째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2.5도 상승하면 세계의 국내총생산(GDP)이 2%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밀 쌀 옥수수 등 주요 작물의 생산량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기온이 낮은 지역은 단기적으로 수확량이 늘 수 있지만 향후 10여 년간 온난한 기후대에서 작물 수확량이 내림세를 보인다는 것. 이런 기후변화에 따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은 개발도상국들에만 한정해도 연간 700억∼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IPCC는 지난해 9월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를 다룬 첫 번째 보고서를 냈다. 당시 IPCC는 인류가 기후변화를 불러오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담은 세 번째 보고서는 다음 달에 발표된다.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최종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인정받아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함께 2007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던 IPCC는 그동안 다소 부풀린 경고를 내보냈다는 지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IPCC는 2007년 보고서에서 이르면 2035년에 히말라야 눈이 녹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나 논란이 일자 이를 수정했다.

이번에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참여한 70개국 300여 명의 연구 집필자 가운데 한 명인 리처드 톨 영국 서식스대 교수(경제학과)가 “불필요한 우려를 자아낼 수 있으며 보고서 내용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며 필진에서 빠질 뜻을 밝혔다. 그는 초기 보고서에는 기후변화의 잠재적 이득과 성공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었으나 최종안에는 위험성만 부각됐다고 주장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기후변화 대응비용#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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