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軍개혁도 직접 주도… 1인 지배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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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5+黨1+軍1’ 개혁체제 구축… 軍부패 일소-무기 현대화 이끌듯

중국이 인민해방군을 개혁하기 위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주도하는 공산당 내 기구를 창설했다. 이로써 국가(5개 전문소조)와 당(1개 전문소조), 군대(1개 영도소조)의 체질을 바꾸고 시진핑식 개혁을 추동할 ‘5+1+1’ 운영체제가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오전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방 및 군대 개혁심화 영도소조’의 조장으로서 제1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국방과 군대 개혁 심화는 사상과 행동을 당과 중앙군사위의 결정에 통일시켜야 하고 강군 건설을 목표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길 수 있는 군대를 건설하는 게 개혁의 초점”이라며 “군 영도소조는 지도력을 집중·통일시켜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협력을 총괄하며 실행을 지도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 이후 ‘중앙전면심화 개혁영도소조’를 설립하고 산하에 6개 전문소조를 배치했다. 이들 전문소조는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생태문명(환경) 등 국가 차원의 개혁 업무를 맡는 5개 및 공산당 내부 개혁을 담당하는 당건설제도전문소조로 구성된다. 그동안 군 개혁을 추진할 주체가 없었으나 이번에 별도의 중앙영도소조를 마련해 시 주석이 직접 챙기게 됐다. 홍콩의 친공산당 매체 다궁(大公)보는 “중국 전체의 개혁을 끌고 갈 ‘5+1+1’ 체제가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군 영도소조는 군 내부의 부패를 일소하고 기강을 확립하는 것과 함께 무기체계 현대화 등 강군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니러슝(倪樂雄) 상하이정법대 교수는 “시 주석의 새 직무는 주변국과의 긴장 고조에 맞춰 군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폐쇄적이고 민감한 군에 메스를 들이댄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역량을 평가할 시험대로도 여겨진다. 니 교수는 “군 영도소조 창설은 시 주석이 군 개혁을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점을 확인시키고 군에 대한 그의 권위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진단했다. 퇴역 장성 출신의 군사평론가 웨강(岳剛)은 “이번 개혁은 군대 내 여러 부문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지휘계통에 변화를 주는 쪽으로 진행될 듯하다. 이때 군부 내 기존 세력의 이익을 침해해 반발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이번 영도소조를 포함해 신설 조직의 수장(首長) 직위를 연이어 꿰차면서 빠른 속도로 중국 특유의 집단지도체제를 ‘1인 지배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그는 이미 중앙전면심화 개혁영도소조 조장에 이어 국가안전위원회 주석, 인터넷영도소조 조장도 맡고 있다.

:: 소조(小組) ::

특수 업무나 한시적 업무를 위해 구성. 당이나 정부 내 여러 부문에 걸쳐 있는 일을 종합 관리 및 협의. 중국의 기존 개혁은 대부분 소조를 통해 진행. 공산당 최고지도부가 개입하면 ‘중앙○○영도소조’라고 부르며 1958년 재경 정법 외사 과학 문화 5개가 효시.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시진핑 개혁#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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