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종AI, 공기 통해 사람에게 전염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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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에서 직접 밝힌 건 처음… 14억 대이동 춘제 앞두고 비상
올들어 149명 감염-31명 사망… 열흘새 환자 3배 늘며 급속 확산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14억 인구가 대이동하면서 사람이 감염되는 H7N9형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명절을 맞아 가금류 소비가 크게 늘고 유동인구가 무려 36억 명에 이르는 춘제 연휴(31일∼2월 6일)를 지나면 감염 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상하이(上海) 지역에서 신종 AI가 처음 보고된 이후 중국 본토에서만 246명의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고 CNN은 전했다. 올해 들어서 발생한 신종 AI 환자만 140명을 넘어섰다.

특히 중국 당국은 최근 확산하는 H7N9형 AI가 공기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고 처음 밝혀 대규모 확산 공포가 더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국가위생위)는 26일 발표한 2014년판 H7N9형 AI 진찰 및 치료방안 자료에서 이같이 설명했다고 대만 중국시보가 28일 전했다. 민간 전문가들이 공기 전파 가능성을 거론한 적은 있지만 당국이 직접 이 같은 견해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2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들어 27일까지 전국에서 적어도 149명의 신종 AI 감염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31명이 숨졌다. 환자 발생은 △저장(浙江) 성 49명 △상하이 시 33명 △광둥(廣東) 성 26명 △장쑤(江蘇) 성 24명 등 창장(長江) 강 유역 및 남부지역에 집중됐다. 이 밖에 △푸젠(福建) 성 10명 △허난(河南) 성 3명 △안후이(安徽) 성 3명 △베이징(北京) 1명 등 감염 지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일 보고서에서 올 들어 중국에서 확인된 신종 AI 확진 환자가 40명을 넘었다고 발표한 점을 고려하면 불과 열흘 사이에 감염 환자가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산시(山西) 성 공안은 28일 “톈진(天津) 등에서 의사들이 신종 AI에 감염돼 숨졌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린 장모 씨를 체포하는 등 국가위생위가 불안감 확산 차단에 나섰다. 국가위생위는 최근 발표한 ‘2014년 인체감염 H7N9형 AI 진찰 및 진료방안’에서 “H7N9형 AI의 감염력은 그렇게 강하지 않으며 주로 조류에서 사람이 감염되며 사람 사이의 감염은 매우 드물다”고 강조했다. 또 신종 AI의 잠복기가 3, 4일이라며 가금류나 환자를 접촉한 이들은 4일 동안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없으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잠복기 관찰기간을 지난해 7일에서 크게 줄인 것이다.

한편 홍콩도 신종 AI로 비상이 걸렸다. 홍콩특별행정구는 27일 판매 중인 닭에서 H7N9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홍콩 내 유명 가금류 시장인 창사완(長沙灣) 도매시장을 3주 동안 폐쇄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전했다. 위생당국은 28일 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닭 2만 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앞으로 3주 동안 홍콩에 살아 있는 가금류 공급은 중단된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중국#춘제#신종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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