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의사 기념관에 놀란 日관방 “안중근은 테러리스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 외교부 “몰상식한 발언 경악”… 中외교부 “日의 항의 못받아들여”

중국 하얼빈(哈爾濱)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과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20일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스가 장관은 이날 정례회견에서 “그동안 한국과 중국 양국에 일본의 입장과 우려를 여러 차례 전달해 왔지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지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중근은 일본의 초대 총리를 살해해 사형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며 “(안중근에 대한) 일방적인 평가를 토대로 한국 중국이 연대해 국제적인 움직임을 전개하는 것은 지역의 평화와 협력관계 구축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방장관이라는 인사가 그와 같은 몰상식하고 몰역사적인 발언을 한 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고 강도 높게 규탄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내고 “안중근 의사는 우리나라의 독립과 동양의 진정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몸을 바치신 위인으로서,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존경받는 영웅”이라며 “일본의 지도급 인사들은 하루속히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과오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겸허한 마음으로 역사를 마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안중근은 중국 인민의 존경을 받는 저명한 항일 의사”라며 “안 의사 기념관을 설치한 것은 정당하고 합리적인 행위이다. 일본의 모든 항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이 일본을 압박하기 위한 ‘한중 역사인식 공조’ 움직임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20일 “중국 정부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에 더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비판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념관 개설로 한국과의 연대를 보이며 아베 정권에 압력을 가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조숭호 기자
#안중근#하얼빈#기념관#일본#중국#한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