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의 스승’ 피셔 美Fed 부의장에 지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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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0일 스탠리 피셔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71·사진)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부의장으로 공식 지명하면서 그의 역할이 주목된다.

피셔 지명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진화의 두 선봉장이었던 벤 버냉키 연준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에서 직접 가르친 은사였다. 2008년 당시 미국 국적이었던 그는 외국인 최초로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맡으면서 이듬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지금까지 이어지는 세계 통화완화 정책의 물꼬를 튼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그를 ‘중앙은행의 스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는 1973∼1988년과 1990∼1994년 두 차례 MIT에서 가르치면서 세계경제와 정책금융을 좌지우지하는 제자들을 대거 배출했다. 그가 가르친 인물로는 연준 차기 의장 후보로 꼽혔던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경제학 원론’으로 유명한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 등이 있다.

피셔 지명자는 또 시장의 불완전과 정부의 개입을 중시하는 신(新)케인스학파의 거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또 1994년부터 2001년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수석부총재 등을 지내면서 1998년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멕시코의 구제금융을 진두지휘했다.

잠비아 태생으로 미국과 이스라엘 국적을 갖고 있는 그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지명자와 같은 유대계다. ‘세계 경제 대통령’과 부통령을 모두 유대계가 장악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피셔 부의장 지명자가 옐런을 보좌하면서 세계 금융통화정책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며 옐런과 그의 조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각에서는 피셔를 물가를 중시하는 매파로 분류하며 비둘기파인 옐런을 견제하려는 포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막판까지 부의장 지명을 고사했던 피셔를 설득한 사람은 옐런이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여성인 라엘 브레이너드 전 재무부 차관을 연준 이사로 새로 지명하고 제롬 파월 이사는 다시 지명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스탠리 피셔#미국#연방준비제도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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