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상가 매출 80~90% 급감… 단체여행객 줄어 숙박업계도 울상
제주도 영향권… 인삼-보석매장 한산
중국의 새 여행법(여유법)이 시행되자 관광객이 줄어든 숙박업계 종사자들이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위 사진). 여유법 시행 전인 지난달 말에는 홍콩을 찾은 중국 본토 여행객들이 쇼핑몰을 찾아 줄을 서서 입장하기도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쇼핑 강요 금지’를 주내용으로 하는 중국의 새 여행법(旅遊法·여유법)이 1일 시행된 뒤 ‘중국인 여행객’ 특수를 누리던 주변국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중국의 국경절 황금연휴(1∼7일)가 시작된 1일 홍콩의 상당수 상가 매출은 지난해 국경절 첫날에 비해 최고 90% 줄었다고 홍콩 언론이 2일 보도했다. 식료품 매장인 ‘구어메스타일’ 관계자는 “매출이 80∼90% 줄었다. 작년에는 계산대 앞에 긴 줄이 있었는데 올해는 몇 명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여행사가 쇼핑을 강요하고 관광옵션을 추가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는 새 여행법이 1일부터 효력을 발동하자 숙박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홍콩호텔업연합회 리한청(李漢城) 간사는 “3성급 호텔의 숙박료가 지난해 국경절 때는 1박에 800위안(약 14만 원)이었지만 지금은 700위안(약 12만3000원)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홍콩 전체로는 연휴 기간 객실예약률이 80% 정도에 불과하고 숙박료는 10% 정도 하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협회 마이클 우 슈엥 회장은 “국경절 첫날 중국 단체여행객 250개팀이 들어왔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30%가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산시(山西) 성 여행사인 산시바오화궈뤼(山西寶華國旅)의 리즈웨이(李志偉) 부사장은 “홍콩에 6일 체류하면 상점 10개 정도를 들러야 하는데 지금은 ‘순수 관광’으로 일정을 짜다 보니 여행비용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 여행사는 비수기 때는 599위안(약 10만5000원)에 홍콩에 갈 수 있는 상품까지 팔았으나 현재 국경절 5박 6일 상품은 4299위안(약 75만5000원)부터 시작한다.
제주도도 영향권에 들어섰다. 면세점 분위기는 아직 그대로이지만 단체여행객을 타깃으로 하는 보석, 화장품, 인삼 판매점 등지는 한산했다. 제주시 연동의 한 보석판매점 주변 도로는 평소에 전세버스 차량으로 혼잡했으나 2일 오후에는 한두 대만 보였다. 가이드 김모 씨(46·여)는 “크루즈를 이용하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제주에서 7∼8시간 머무는 동안 관광지 한두 곳을 들른 뒤 쇼핑에 상당한 시간을 보냈지만 앞으로는 쇼핑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시바오화궈뤼가 파는 서울∼제주 6일 상품은 기존 최저 3999위안(약 70만2000원)에서 현재 4999위안(약 87만7000원)으로 25%가량 올랐다.
여행업계는 활로를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홍콩은 개인 자유여행객을 더 끌어들여 단체관광객의 빈자리를 메우고 더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 신동일 연구위원은 “중국 여유법 시행으로 중국인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가격이 30∼40% 올라 제주를 찾는 단체관광객이 4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여행사, 가이드 등이 유도했던 쇼핑매장은 타격이 심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전환돼 관광의 질이 높아지고 골목상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