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치료’ 해준다며 16명에게 HIV 감염시킨 교사 ‘충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9일 16시 46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오염된 한방 침을 이용, 16명에게 HIV를 감염시킨 혐의로 기소된 스위스의 한 음악 교사가 재판 출석을 거부해 경찰에 체포됐다.

HIV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스위스 경찰은 HIV를 자신의 제자 등 16명에게 감염시킨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음악 학교의 교사 A씨가 재판 출석을 거부하자 15일(이하 현지시각) 수도 베른에 위치한 그의 자택을 급습해 체포했다고 18일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전했다.

A씨는 13일과 14일 '극심한 정신적·육체적 탈진'을 이유로 재판에 연이어 출석하지 않았고, 이에 법원의 요청을 받은 경찰은 15일 그의 아파트를 방문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가 자택 밖에서 소리를 지르고 사무라이 검 2개를 휘두르며 격하게 반응하자 경찰은 페퍼 스프레이를 뿌리며 제압에 나섰다. 이후 자택으로 달아난 A씨는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에게 총탄을 쏘겠다고 위협했다.

경찰은 저격수 등 50명을 투입, 그의 집을 포위한 뒤 급습해 A씨를 체포했다. 함께 있던 신원 불명의 여성 1명도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001~2005년 사이 침술 치료를 해주겠다며 HIV에 감염된 혈액을 묻힌 침을 이용, 환자에게 HIV를 고의적으로 감염시킨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그는 같은 해 8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 사건은 HIV 양성 반응 판정을 받은 한 환자가 2004년 "A씨에게 침술 치료를 받은 것이 감염 원인"이라고 베른의 한 병원 의료진에게 말하면서 수사 대상이 됐다.

이후 2명이 추가로 HIV 양성 반응 판정을 받았으며, 이들도 A씨에게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 16명은 대부분 A씨에게 음악을 배우던 학생으로, 원래 HIV 보균자가 아니었으나 A씨에게 '치료'를 받고 난 뒤 모두 HIV에 감염됐다. A씨는 HIV에 감염되지 않았으며, 면허 없이 침 치료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침술 전문가로 여러 가지 문제를 치료할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피해자 중 한 명은 법정에서 편두통과 간질 치료를 위해 A씨를 찾아가 치료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현재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가운데,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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