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새해 첫날 남중국해 순찰

  • 동아일보

해양감시선-항공기 동원… 영토갈등 국가에 무력시위

중국이 새해 벽두부터 동남아 국가들과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 일대에서 해군과 공군 합동 순찰활동을 벌였다. 베트남이 시사(西沙) 군도와 난사(南沙) 군도를 자국령으로 선포하는 해양법을 발효한 것을 무효라고 선언한 데 이어 직접적인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이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2일 국가해양국 소속 해양감시선이 베트남 인근 난사 군도에 있는 석유 및 천연가스 탐사 해역에서 새해 첫날인 1일 순찰활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해감 75, 84호 등 4척은 오전 10시 30분께 해상의 ‘웨둥(樂東) 22-1 플랫폼’ 부근 해역에 도착해 사진 촬영을 하는 등 자료를 수집했다. 또 해양국 소속 B-3843 항공기도 해당 해역에서 해감선과 공동으로 입체 조사를 실시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웨둥 22-1 플랫폼 해역은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 해상 석유 및 가스 탐사 지역이어서 이곳에 대한 순찰 활동 자체가 주변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베트남이 1일부터 해양법을 발효해 이날 순찰 활동은 이 일대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무력시위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홍콩 밍(明)보는 2일 중국 외교계의 원로인 리자오싱(李肇星) 전 외교부장(장관)이 최근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굴기(굴起·떨쳐 일어남)’라는 표현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리 전 부장은 “굴기는 스페인 영국 포르투갈 등 과거에 식민지를 거느렸던 서방국가가 돌발적으로 떨쳐 일어났던 것을 가리킨다”며 “이는 상대방의 이익을 침해하고 자기 이익만 도모한다는 뜻을 내포한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리 전 부장은 “중국의 화평발전은 자기와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을 뜻한다”며 “(굴기를 번역하는) 영어의 ‘rise’는 상승이나 흥기(興起)의 뜻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반드시 굴기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남중국해#순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