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병원서 드라마 촬영도중 여아 사망…치료소홀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8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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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한 병원에서 드라마를 촬영하는 사이에 여아 환자가 숨지는 사건이 벌어져 병원이 환자 치료를 소홀히 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28일 인도네시아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서부 자카르타 하라판 키타 병원 집중치료실(ICU)에서 공중파 방송 SCTV의 드라마 '파리의 사랑'이 촬영되는 동안 그 전날 저녁 입원한 아유 트리아 데시아니(9) 양이 사망했다.

2살 때부터 백혈병을 앓아온 아유는 이날 저녁 심한 설사 증세를 보여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집중치료실에 입원했으나 8시간 만인 다음날 새벽 2시 20분께 숨졌다.

이에 아유의 아버지 쿠르니안토 아흐맛 샤이풀(47)은 딸이 치료를 받는 동안 4병상 떨어진 곳에서 방송국 직원들이 조명을 밝히고 밤새 드라마를 찍었다며 이들의 작업은 새벽 4시 40분까지 계속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병원 측은 드라마 촬영이 아유의 병세가 악화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것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다 병원 대변인은 "드라마 촬영 때문에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드라마는 입원 환자가 없는 병실에서 이루어졌고 촬영을 허용한 것도 상업적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나프샤 음보이 보건부장관은 "집중치료실을 드라마 촬영 장소로 사용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병원이 환자 치료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나면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보건 분야를 담당하는 국회 제9 위원회도 병원 측이 ICU에서 드라마를 촬영하도록 허용한 것을 강력히 비난하며 음보이 장관을 불러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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