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제라블! 휴 잭맨, 알고보니 친일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8일 1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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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이 호평을 얻으면서 국내에서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이 영화는 18일 개봉 이후 27일까지 누적 관객 220만여 명, 누적수입 160억여 원을 기록했다. 영화의 흥행으로 '레 미제라블' OST를 비롯해 원작 소설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정작 '레 미제라블' 측은 한국보다 일본에 더 공을 두고 있다. 일본이 한국보다 관객과 극장 수가 많고 티켓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영화사 측에서는 일본시장이 한국시장보다 매력적일 것이다.

그러면서 이 영화의 주인공 '장 발장'을 열연한 휴 잭맨(44)을 두고 '친일파', '친한파'라는 엇갈린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잭맨은 공개적으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친한파'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그가 '친일파'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레 미제라블'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66)와 주인공 '장 발장'을 열연한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44)은 11월 25일 내한해 26일 오후 서울 역삼동의 호텔에서 기자회견과 소규모 레드카펫 행사를 열었다.

매킨토시가 제작한 뮤지컬 '캣츠',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레 미제라블' 등 세계 4대 뮤지컬이 라이선스 및 오리지널로 국내 공연됐다. 하지만 그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와 함께 방한한 잭맨은 3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보통 할리우드 영화가 내한 프로모션을 할 때 감독, 남녀 주연배우, 제작자가 참석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이날 연출자 톰 후퍼(40) 감독이 오지 않았고, '판틴' 역할의 앤 해서웨이(30) 등 다른 배우도 한국을 찾지 않았다.

이에 반해 28일 일본 도쿄 긴자의 도쿄국제포럼에서 열린 이 영화 프로모션의 분위기는 달랐다. 매킨토시와 잭맨을 비롯해 후퍼 감독, 해서웨이가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에 '코제트' 역할의 아만다 사이프리드(27)까지 합류해 영화 관계자가 대거 참석한 것.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해서웨이는 "엄마가 과거 판틴을 연기했다. 꿈이 이뤄졌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오늘도 여전히 캐스팅됐을 때의 기쁨이 계속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이프리드는 "11세 때 '애니'의 오디션을 봤을 때부터 뮤지컬을 사랑해왔고, 이제야 꿈이 이뤄졌다. 이 작품을 경험하면서 평생 노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후퍼 감독은 "코제트 역에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를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립한 관객 2500명과 함께 극중 프랑스 민중의 합창곡인 '두 유 히어 더 피플 싱'을 부르는 등 한국에서 볼 수 없던 모습들도 보였다.

이 때문에 일본 언론은 주인공 잭맨을 두고 '친일파'라고 일컬으면서 '친한파'라고 강조한 한국 언론과 엇갈린 시각을 나타냈다.

21일 호주 시드니 시사회에는 매킨토시, 후퍼 감독, 잭맨과 러셀 크로(48) 등 남자 4명만 참석했다. 이보다 앞서 5일 영국 런던에서 가진 시사회에는 매킨토시, 후퍼 감독, 잭맨, 크로, 해서웨이, 사이프리드 외에 '마리우스' 에디 레드메인(30), '에포닌' 사만다 바크스(22), '어린 코제트' 이자벨 앨런 등의 모습도 보였다.

나라별로 방문하는 영화 관계자들이 차이가 있으나 일본과 한국이 지척인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일본과 한국의 차별 대우는 이번 뿐이 아니다.

앞서 18일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우치사이와이초에서 열린 특별 자선시사회에 나루히토(52) 왕세자가 참석한다는 소식에 매킨토시, 후퍼 감독, 잭맨은 급거 일본을 재방문해 왕세자와 나란히 앉아 영화를 봤다.

이에 일본 언론은 "잭맨은 '왕세자 전하와 만나서 함께 작품을 본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왕세자 전하는 자선 활동도 하는 훌륭한 분으로, 오늘은 정말 잊을 수없는 경험이다'며 감격을 전했다. 매킨토시는 왕세자에게 '내년에는 영화말고 뮤지컬로도 보라'고 권했다. 후퍼 감독은 왕세자와 같은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답게 학교 이야기를 오래 나눴다"고 보도했다.

왕세자의 시사회 참석이긴 하지만 '레 미제라블' 측의 일본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정성으로 보인다. 심지어 이 영화는 프랑스의 급진 공화파 대학생들이 1832년 파리에서 '왕정 폐지'를 요구하는 민중봉기를 일으킨 사건을 그렸다.

수입·배급사 UPI코리아 측은 "일본은 한국보다 시장이 훨씬 크다. 인구도 많고, 극장 수도 더 많다. 티켓 가격도 훨씬 높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우리 영화 뿐만 아니라 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일본을 한국 보다 우선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월드 프로모션에서 한국을 가장 먼저 찾았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았으면 한다. 특히 매킨토시 경은 이번이 첫 내한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레 미제라블' 측의 일본 흥행 성적은 한국에 못 미치고 있다.

21일 일본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15일 개봉한 만화영화 '원피스 필름 Z'(감독 나가미네 다쓰야)에 밀려 지난 주말 흥행성적 2위에 머물렀다. 또 일본 최대 오픈마켓 라쿠텐이 집계한 '보고 싶은 영화' 순위에서는 2위, '보고 좋았던 영화' 순위에서는 5위에 그쳤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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