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국계 미국인 억류’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2일 03시 00분


“반공화국 적대행위로 체포”… 北-美 접촉 계기될까 주목

북한이 한국계 미국인을 억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21일 억류 49일 만에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1월 3일 나선시에서 관광 목적으로 입국했던 미국 공민 배준호가 반공화국 적대범죄를 감행한 것으로 하여 해당기관에 억류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조사 과정에서 반공화국 적대범죄 행위가 증거물에 의해 밝혀졌으며 본인도 자기 범죄행위에 대해 인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공화국 적대범죄’가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북한이 밝힌 배준호 씨는 지난달 나진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가다 체포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로 추정된다. 여행업을 하는 배 씨는 일행과 함께 입북하다 일부 소지품이 문제가 돼 평양으로 압송됐고 나머지 관광객은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12일자 A10면 한국계 미국인 北서 40일째 억류

통신은 이날 평양 주재 스웨덴대사관 관계자들이 배 씨를 면회했다며 현재 북한 형사소송법에 따른 법적 조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대사관은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한다.

북한이 배 씨 억류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미국인 억류 문제 해결을 빌미로 북-미 접촉이 시도될지 주목된다.

앞서 2010년 11월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 씨가 억류됐다가 로버트 킹 미국 대북인권특사의 방북으로 풀려났다. 2010년 1월엔 아이잘론 말리 곰즈, 2009년 3월엔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가 북한에 억류됐을 때 각각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석방을 이끌어 냈다. 2009년 12월 무단 방북했던 한국계 로버트 박 씨는 40여 일 만에 추방됐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억류#미국인#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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