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런 비극 더 참을수 없다” 총기규제 강화 강력 표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 총기참사 美 코네티컷주 뉴타운 르포

끔찍한 총기 난사 사건 이틀 뒤인 16일(현지 시간) 미 코네티컷 주 뉴타운은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시 전체가 슬픔과 추모로 덮였다.

곳곳에 크리스마스트리와 촛불 옆에 추모글을 적은 즉석 추모 공간이 만들어졌다. 기도회가 열린 뉴타운고등학교 대강당에 입장하려는 주민들은 행사 3∼4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섰으며 학교로 가는 길은 몰려든 차량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열린 기도회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우리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 이런 비극이 일상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을 이젠 끝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무고한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데 충분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수주 안에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라도 취하겠다”고 밝혀 강력한 총기 규제 의지를 드러냈다. 그가 총기 난사사건 발생 지역의 추모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총기 규제를 위한 정치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새해에 바로 총기 규제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상원에서 공격용 무기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할 것이며 하원에서도 같은 법안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기 규제론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같은 방송에서 “총기 규제가 오바마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청원 사이트인 ‘위 더 피플’에는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청원이 사건 당일 이후 10여 건 제출됐고 한 건에는 이틀 만에 12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코네티컷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건이 발생한 학교에서 범인인 애덤 랜자가 추가로 사용할 수도 있었던 탄창 30여 개와 총알 수백 발을 발견했다”며 “범인 애덤은 경찰이 학교 건물에 진입하자 자살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학교 진입이 늦었으면 희생자가 더 늘어났을 수도 있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각계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할리우드와 주요 방송은 폭력적인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의 방송을 중단했다. 영화사 파라마운트는 톰 크루즈 주연으로 총기 저격사건을 다룬 영화 ‘잭 리처’의 시사회를 취소했다.

2007년 미 최악의 교내 총기사건이 벌어졌던 버지니아공대의 신입생들도 16일 뉴타운을 찾았다.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교무실 밖으로 뛰어나갔다가 숨진 돈 혹스프렁 교장(47·여)의 남편 조지는 CNN에 출연해 “더이상 나는 분노하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옆에 앉은 딸은 “돌아오세요”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17일 오전 9시 노아 포즈너 군을 시작으로 숨진 어린이들의 장례식이 이어진다. 대부분 가족들만이 참가해 비공개로 치러진다.

한편 총기 47점과 탄약 등을 소지하고 있던 인디애나 주의 한 60세 남성이 초등학교에서 사람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가 체포되는 등 이번 참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총기와 관련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뉴타운(코네티컷)·워싱턴= 박현진·최영해 특파원 witness@donga.com
#미국#총기참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