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분쟁 지역의 갈등 완화하라” 오바마, 中 반대에도 남중국해 거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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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서 中 견제 지속 시사… 원자바오 “이런 식 의제 반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를 비롯한 영토 분쟁이 있는 지역의 갈등을 완화하라”고 촉구해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 견제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일본과의 동맹 강화를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말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는 긴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분쟁은 중국과 일대일이 아니라 여러 국가가 참여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분쟁이 이런 식으로 의제에 오르는 것에 반대한다”며 “중국의 주권 수호 행위는 필요하며 합법적”이라고 말했다.

EAS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프놈펜 평화궁전에서 원자바오 총리와 가진 양자 회담에서 “무역 및 투자 분야에서 확실한 규칙을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하자”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국제적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세계에서 보다 안전하고 번영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 총리는 “중-미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며 “장기적으로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미관계의 발전은 두 나라 간의 근본적인 이해관계를 반영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영유권 분쟁 문제를 의식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두 나라는 지역 문제뿐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상호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는 “미국은 일본과의 동맹과 군사적인 협력이 수십 년 동안 아시아 지역의 안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믿는다”며 “미일 간의 군사협력으로 광범위한 번영과 평화로운 중국의 부상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다 총리는 “아시아에서 날로 심각해지는 안보 문제는 미국과 일본의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더욱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의 영유권 분쟁과 해상 분쟁은 지역의 긴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20일 오바마 대통령이 EAS에서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을 직접 거론해 지지하지는 않아 중국과의 관계에도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한편 동남아 3국 순방은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외교정책을 4년 동안 보좌해 온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마지막 동행이 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 재선 후 사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백연상 기자 yhchoi65@donga.com
#오바마#노다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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