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군사위 주석직도 물러나 완전은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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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언론 “시진핑에 일괄이양, 원로에 정치개혁 촉구 의도”
대만언론은 “아직 유임 무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총서기는 물론이고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도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에게 일괄 이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깔끔한 권력 승계의 전통을 세울 것인지가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2일 후 주석이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끝난 다음 날인 15일 열리는 ‘제18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8기 1중 전회)’에서 군사위 주석직을 넘길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후 주석이 이번 당 대회에서 총서기직을 넘겨주고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직도 넘겨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군사위 주석직까지 넘길지는 현재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은 2002년 11월 총서기에서 물러난 뒤에도 2004년 9월까지 당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2005년 3월까지 국가중앙군사위 주석직을 놓지 않고 막후에서 실력을 행사했다.

소식통은 “후 주석은 장 전 주석의 전철을 밟으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모든 권력을 포기하고 완전히 은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통해 당의 원로들에게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던지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정치분석가 천쯔밍(陳子明) 씨는 “장 전 주석 등 현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꾸준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세력들에 자신처럼 정치에서 손을 떼라는 것을 주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을 필두로 한 공청단파(중국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지분을 늘리기 위해 군사위 주석 사퇴 카드를 빼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개혁을 위한 정치적 의지보다 계파를 위한 정치적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후 주석 측이 이미 군의 핵심 보직을 장악했다는 분석도 있다. 판창룽(范長龍) 지난(濟南)군구 사령원과 쉬치량(許其亮) 공군 사령원이 최근 당 군사위 부주석으로 확정된 것이나 후 주석의 수행비서 출신인 천스쥐(陳世炬) 총서기 판공실 주임 및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이 군사위 판공청 주임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설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후 주석이 굳이 군사위 주석을 고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후 주석이 군사위 주석직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만 롄허(聯合)보나 홍콩 밍(明)보는 후 주석의 군사위 주석 유임 보도를 내놓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후 주석이 물러나기 위해 미리 군에 자기 사람을 심어 놓은 것인지, 물러나지 않고 군부를 친정(親政)하기 위해 보호 세력을 두껍게 한 것인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며 “15일 18기 1중 전회에서 후 주석의 향후 정치 행보를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 원후이(文匯)보는 이번 당 대회에서 200여 명의 중앙위원을 선출할 때 후보자를 15% 이상 더 선발해 차액(差額) 선거 비율이 15% 이상이 될 것이라고 12일 보도했다. 차액선거 비율은 2002년 제16차 당 대회 때 5%, 2007년 17차 대회 때는 8%였다.

또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당 대회에 참석하는 대표(18차 기준 2268명)의 권한을 확대하기 위해 정책제안권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당 대회에서 중앙위원을 선출한 뒤 대회가 끝나면 당 대표는 역할이 없었다. 앞으로는 당원의 의견을 전달하도록 한 것으로 당내 민주화를 위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후진타오#권력승계#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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