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생일파티 하는 아이…사연 알고보니 안타까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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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생일 파티를 하는 네 살배기 소녀의 사연이 주목을 받고 있다.

뉴질랜드 뉴스 사이트 '스터프'는 19일 불치 신경질환인 소아 바텐병을 진단 닫은 케이티 아처가 주말마다 생일 파티를 열고 있다고 전했다. 부모인 브레트와 리사 아처가 시한부 인생을 사는 딸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 생일 파티를 몰아서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 질환은 뉴질랜드에 환자가 단 두 명밖에 없는 희소 질병이다. 시력을 잃고, 몸과 마음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결국 목숨까지 잃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케이티는 10세를 넘기기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

아빠 브레트는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라던 아이가 불치병으로 고통을 받은 것 을보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우리는 많은 시간을 울면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그러나 우리는 도와줄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

케이티의 부모는 딸이 1년 동안 발작을 일으키고 성장도 늦어지자 병원에서 바텐병의 유무를 알아낼 수 있는 안구 색소 검사를 받았다.

그들은 딸의 망막이 깨끗하다는 통보를 받고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어느 정도 안도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지난 8월 말 바텐병에 양성 반응이 나온 척추신경 검사 결과를 받고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브레트는 이제 케이티가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잘 알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일정을 알 수 없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불과 4주 전까지만 해도 케이티는 뛰어놀 수도 있었으나 지금은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만 있어도 다행이라고 브레트는 말했다.

그는 이제 케이티가 누구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도 없고, 숟가락을 집는 것과 같은 작은 일 하나도 스스로 할 수 없다는 사실에 곧잘 좌절감을 드러내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가능한 한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가족사진을 수도 없이 찍고 생일 파티도 주말마다 열어주고 있다.

할아버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케이티가 좋아하는 자신의 트랙터에 케이티를 태워 농장을 돌아다니고 가족들은 수영장과 동물원에도 케이티를 데리고 간다.

두 살 터울 오빠 칼렙(6)과 언니 에이미(8)도 케이티가 다시는 좋아질 수 없다는 사실을 모두 이해하고 아이들답지 않게 동생에게 사랑을 쏟고 있다.

칼렙은 케이티가 5세가 돼도 학교에 같이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기도 했으나 이제는 어느 정도 마음을 다스린 눈치다.

케이티를 돌보는 일은 쉽지 않아 엄마 리사는 아예 시간제 일도 그만두었다.

정기적으로 집으로 찾아와 케이티를 돌보는 의료 관계자들만 해도 언어치료사 등 9명이나 된다.

브레트는 가족들이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많은 사람으로부터 따뜻한 도움을 받고 있어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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