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지난 4년 고통의 나날… 美 바꿀 사람은 롬니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공화당 全大부통령후보 지명

공화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9일의 주인공은 단연 부통령 후보 지명자인 폴 라이언 연방 하원의원(위스콘신)이었다. 오후 10시 반 라이언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행사장인 ‘탬파베이 타임스 포럼’ 컨벤션센터는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행사장 1층에는 각 주에서 모인 대의원들이 자리를 빼곡 채웠다. 서 있는 대의원도 적지 않았다. 5층 객석까지 당원과 대의원 외빈이 가득 찼다. 천장에는 빨강 파랑 하얀색 풍선이 수천 개 내걸려 라이언 후보를 환영했다. 곳곳에 설치된 붉은 전광판에는 흰색의 큰 글씨로 ‘우리가 바꿀 수 있다(We can change it)’는 구호가 걸려 정권교체 의지를 나타냈다.

라이언의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 메시지는 명확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단임 대통령으로 만들고 공화당이 정권교체를 이뤄 강한 미국을 건설하자는 것이었다. 42세인 그는 65세로 나이가 많은 밋 롬니 후보를 보완하고 있다. 이날 연설 곳곳에서도 ‘젊은 라이언’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오바마가 과거 정부를 비난하는 것에 이제 신물이 납니다. 이 사람은 임기 4년이 다 돼가는데 이제는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아닙니까?”

그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호칭을 붙이지 않고 ‘이 사람(this man)’이라며 비난하자 행사장은 박수 소리로 가득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실정(失政)을 물고 늘어졌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우리가 백악관으로부터 받은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우리는 백악관의 리더십을 잃어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갖고 있지도 않은 돈을 쓰는 것을 이제 중단해야 한다”며 오바마 행정부의 적자재정 정책과 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라이언 후보는 “미국은 이제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180도 전환해야 한다”며 “이 일을 맡을 사람은 롬니 주지사밖에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시간이 별로 없다. 하지만 우리가 심각하고 현명하다면, 그리고 나라를 이끈다면 우리는 해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화당이 집권하면 4년 동안 12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며 중산층을 두껍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라이언 후보에 앞서 연설한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미국의 이상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부상하는 중국보다도 미국 자신이 미국에 더 해를 끼치는 나라”라며 내부의 적을 경계했다. 그는 “재정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는 나라는 결국 자신의 운명에 대한 통제권도 잃어버리게 된다”며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앤드루 프런드 씨(22·메릴랜드대 졸업)는 “대학졸업생의 절반이 취업을 못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을 분열시키고 조지 W 부시 대통령 욕만 했다”며 “지금은 분열의 대통령이 아니라 단합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이언 후보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행사장 밖에선 ‘1% 대통령 반대’라는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든 민주당 지지자들이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탬파(플로리다주)=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라이언 부통령#연설#미국대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