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저앉는 소’ 불법도축 의혹… 농무부, 광우병 여부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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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도축장 잠정 폐쇄… 한국정부 “국내엔 수입 안돼”

미국의 한 도축장에서 ‘주저앉는 소(다우너 소)’가 도축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미 농무부(USDA)가 20일(현지 시간) 광우병 등 질병 감염 조사에 착수했다.

농무부는 의혹이 제기된 캘리포니아 주 핸퍼드 시에 위치한 ‘센트럴 밸리 미트’사의 도축장을 조사가 끝날 때까지 잠정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미 ABC방송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워싱턴 소재 동물 복지단체인 ‘컴패션 오버 킬링’이 몰래 잠입해 지난달 2주일 동안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걷지 못하고 땅바닥에 주저앉는 소를 인부들이 전기봉으로 충격을 가해 도살장까지 끌고 가는 장면이 생생히 담겨 있다.

농무부는 영상에 나오는 걷지 못하는 소가 실제로 질병에 걸린 소인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농무부는 이 도축장에서 도축된 소가 아직 질병에 걸렸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아 조사가 끝날 때까지 리콜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 연방법은 2009년부터 걸을 수 없는 소를 광우병 등의 질병 감염을 우려해 식용으로 도축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한편 문제의 도축장과 쇠고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캘리포니아 지역 유명 햄버거 체인인 ‘인 앤드 아웃 햄버거’는 관련 성명을 내고 계약을 즉시 해지했다. 현재 센트럴 밸리 미트사는 인 앤드 아웃에서 사용하는 쇠고기의 20∼30%를 공급하며 농무부에서 주관하는 학교 점심급식 프로그램에도 2개월 동안 380만 달러(약 43억 원)어치의 계약을 맺고 학생들에게 쇠고기를 제공하고 있어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핸퍼드 시는 올해 4월 미국에서 2006년 이후 6년 만에 광우병(BSE·소해면상뇌증)이 발견된 곳이다. 5월 3일에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구성된 우리나라 민관현지조사단이 이곳을 방문해 ‘정형 광우병’이 아닌 ‘비정형(atypical) 광우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오염 사료 때문에 발생하는 정형 광우병과 달리 비정형 광우병은 뇌의 노화 또는 돌연변이 등이 원인이다. 물론 광우병에 걸린 소는 유형에 관계없이 폐기 처분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업체에서 도축되는 소는 한국으로 수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광우병#미국산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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