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비행금지구역 설정 배제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0일 03시 00분


제2 도시 알레포 교전 격화… 대통령궁 의전책임자도 탈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시리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담당 선임보좌관은 8일 미 외교협회(CFR) 토론회에 참석해 “오바마 행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시리아) 반군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상황 진전을 지켜보면서 비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의 평화를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행금지구역 설정도 검토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어떤 방안도 제외하라고 얘기한 것을 들은 기억이 없다”고 말해 비행금지구역 설정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 시리아 상공이 비행금지구역이 되면 공군 전투기 150대, 전폭기 289대 등 전투가 가능한 공군기 총 555대를 보유한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 진압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그동안 공화당 존 매케인(애리조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코네티컷) 등은 정부군의 공습에서 반군을 보호하기 위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라고 주장해왔다.

미국은 그동안 시리아 반군에 통신장비 등 비무기류만 지원해왔다. 하지만 최근 시리아 반군과의 접촉을 늘리면서 이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반군이 장악한 제2도시 알레포에 대한 시리아 정부군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인권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8일 하루 시리아 전역에서 최소 162명이 사망했으며 알레포에서만 민간인 17명 등 3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양측 간 교전이 격화되면서 유혈사태를 피해 터키로 탈출한 시리아 난민이 5만 명을 넘어섰다. 터키 당국은 8, 9일 시리아에서 2219명이 국경을 넘어 터키로 피란했으며 터키에 머무는 시리아 난민은 총 5만227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너서클(핵심 권력집단)의 이탈도 계속됐다. 최대 반군단체 자유시리아군(FSA)은 9일 무히 알딘 마슬라마니 대통령궁 의전책임자가 탈출했다고 주장했다고 아랍 위성방송 알아라비야가 전했다.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문고리 권력’마저 등을 돌린 셈이다. 이날 아사드 대통령은 5일 망명한 리야드 파리드 히잡 전 총리를 대신해 와엘 알할키 보건장관을 새 총리로 임명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시리아#비행금지구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