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하원의원 선거를 위해 앨런 웨스트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이 유세를 벌이는 곳에는 언제나 카메라 3팀이 밀착해 따라다닌다. 이들은 민주당 슈퍼정치행동위원회(슈퍼팩) 3곳에서 파견한 카메라팀이다. 웨스트 의원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해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하거나 실수하는 행동과 발언 장면을 포착해서 유튜브,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이 주 임무인 이들은 미 선거에서 새로 등장한 ‘캠페인 트래커(추적자)’들이다. 강경 보수파인 웨스트 의원은 “민주당 의원 80여 명이 공산주의자”라는 등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자주 해 민주당 트래커들에게 인기가 높다.
올해 미국 선거에서 빠질 수 없는 새로운 현상으로 캠페인 트래커가 주목받고 있다. 상대 후보의 행동을 낱낱이 촬영해 약점과 흠집을 잡아내는 트래커는 네거티브 캠페인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폭스뉴스는 2일 보도했다. 상대 후보를 워낙 집요하게 따라붙어 ‘스토커 트래커’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트래커는 후보 개인이 직접 고용하거나 슈퍼팩 등 당 차원에서 운영하기도 한다. 공화 민주 양당의 선거캠페인위원회 웹사이트에는 ‘트래커 코너’까지 두고 상대 당 후보의 약점을 폭로하는 비디오를 보여주고 있다. 트래커는 실수나 논란을 이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후보를 자극하는 말을 걸기도 한다.
심지어는 유세장이 아니라 후보의 자택까지 찾아가 가족을 마구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는 일까지 생겨나고 있다. 지난달 민주당 트래커가 공화당 리드 리블 하원의원(위스콘신)의 집과 가족을 촬영하고 이를 유튜브에 공개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트래커들은 “리블 의원이 호화 주택에서 살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트래커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트래커 지지자들은 “유권자 알 권리 차원에서 후보들을 밀착 감시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트래킹은 수준 낮은 관음증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공화당 의원 35명과 민주당 의원 15명은 2일 양당 선거캠페인위원회 측에 서로 트래킹을 자제하자는 서명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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