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입자'의 존재를 처음 예측한 피터 힉스(83) 박사의 48년 전 논문이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 의해 퇴짜를 맞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힉스 박사는 빅뱅(우주 대폭발) 직후 우주의 탄생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미지의 입자에 관한 이론을 담은 CERN이 편집하는 물리학 잡지에 연구 논문을 제출했지만 게재를 거부당했었다고 4일 영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게재 거부 이유는 '물리학과 별 관련성이 없다'는 것. 1964년 그가 에든버러 대학에서 강사로 재직할 때였다. 자신의 논문을 오래 전 퇴짜 놓은 CERN을 다시 찾은 그였지만 자신의 선견지명을 무시한 CERN에 대해 '고소하다'란 감정은 없는 듯 보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오히려 그는 "CERN연구진의 노고에 감사한다"며 "그 당시 논문은 구체적이지 못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또 영국 브리스톨시 코탐 스쿨을 다니던 고교 시절을 회상하며 "그 당시 과학 선생님들이 지금의 나를 보면 깜짝 놀랐을 것"이라며 "나는 그 당시 (수학)이론만 중시했지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실험에 대해서는 무능한 학생이었다"며 만면에 어린 소년 같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한편 힉스박사는 과학이 가져다주는 선악(善惡)의 양면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이 낳은 인류 살상무기인 핵에 대해서 그는 핵 군축운동을 하는 단체에 적극 참여하기도 했지만 그 단체가 인류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핵 에너지이용까지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자 그 단체와 인연을 끊어버리기도 했다. 무신론자로 알려져 있는 힉스 박사는 CERN연구원들과 마찬가지로 미지의 입자가 '신(神)의 입자'로 불리는 것에 대해 혐오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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