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첫 女부통령 나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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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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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시측 “여성-기독교인 중용”
군부 최고위층과 새 내각 조율

30일 취임을 앞두고 25일 이집트 대통령 궁에 입성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당선자(사진)가 이집트 민주주의의 명운을 건 행보를 시작했다. 무르시 당선자 측은 “안정적인 정권 구축을 위해 여성과 기독교인, 민주 핵심 인사를 부통령 등 내각에 중용하겠다”고 공표했다.

AFP통신은 “무르시 당선자가 무바라크 축출 이후 약 18개월 동안 비어 있던 대통령 궁에 들어간 25일 첫 공식 일정은 군부의 실세인 군사최고위원회(SCAF)의 무함마드 후세인 탄타위 의장 접견이었다”고 전했다. 현지 신문 알아크바르에 따르면 탄타위 의장은 표면적으론 “안정적인 정권 이양을 돕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내각 구성을 놓고 무르시 당선자와 장시간 밀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 무르시 당선자는 전혀 상반된 인물들을 만났다. 아랍의 봄 시위 때 다친 시위 가담자와 희생자 가족들을 궁으로 초청했다. “무죄로 풀려난 경찰 수뇌부들을 재조사하라”는 이들의 요구에 무르시 당선자는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날 콥트 기독교의 바크하무스 주교를 만나서는 ‘차별 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무르시는 군부와 민주세력, 여성계와 기독교까지 아우르는 통합 정부를 구성하고 싶어 한다”며 “그것이 바로 형제단이 정치적 명분과 실리를 챙기며 정권을 제대로 획득할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분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형제단의 복안은 ‘적절한 분배’에 있다. 일단 군부가 원하는 국방·내무장관은 양보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의 요구는 들어주되 나머지 자리 인사에 자유를 얻겠다는 의도다. 민주세력의 상징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여성 진보 성향 교수, 기독교 법학자에겐 부통령을 포함한 주요 장관직을 제시할 계획이다. 나머지 장관 자리는 형제단에서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선 결선에서 무르시에게 패한 아흐메드 샤피크 후보는 2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출국했다. 최근 검찰이 무바라크 정권에서 항공청장을 지내던 시절 그의 뇌물수수 혐의 조사에 나선 상황에서 두 딸과 손자들까지 대동해 정치적 망명길에 오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이집트#무르시#이집트 여자 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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