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란 소각’ 아프간 분노 또 터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美 “병사들의 단순 실수”… 형사처벌 없이 징계 권고

올 2월 아프가니스탄에서 꾸란을 태웠다가 현지의 대규모 항의시위를 촉발시켰던 미군 병사 7명이 형사 판결이 아닌 가벼운 행정 처벌만 받을 예정이다. 단순한 실수였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어서 아프간 주민들의 분노가 이번 판결을 계기로 또다시 터져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19일 미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군 수사당국이 사건에 연루된 육군 6명과 해군 1명에 대해 징계 처분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조사 결과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지만 형사고발은 하지 않고 임금 삭감과 추가 업무수행 제한 등의 행정 처벌만 받게 될 것이라는 것.

이 병사들은 2월 아프간 카불 북부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도서관의 낡은 책들을 폐기 처분하던 중 4권의 꾸란도 함께 소각장에 넣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분개한 아프간 주민들은 전국적인 항의시위를 벌였고 미군 병사들에 대한 공격도 잇따랐다. 그 결과 최소 6명의 미군 및 군사고문, 수십 명의 아프간 병사가 숨졌고, 시위대 수십 명도 목숨을 잃었다.

사건 발생 직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각 군 사령관이 수차례 사과성명을 신속하게 발표했다. 그럼에도 미 당국은 이 사건이 유감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현지 문화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실수에 불과하다는 방침을 견지했고 관련자 처벌에서도 그러한 방침을 고수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코란 소각#아프가니스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