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로 페이스북 임직원들이 억만장자의 꿈을 실현한 18일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인 에드와도 새버린(30·사진)은 세금회피를 피해 국적을 포기했다는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
부유한 유대계 브라질 가정에서 태어난 새버린은 열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왔다. 마이애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 진학해 2004년 마크 저커버그, 더스틴 모스코비츠 등과 함께 2004년 페이스북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 저커버그와 관계가 틀어지면서 페이스북 경영에서 손을 뗐고 지금은 4%의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2010년 개봉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그런 그가 다시 주목받은 것은 지난달 30일 미 국세청이 공개한 국적 포기자 명단에 오르면서부터. 2006년 대학을 졸업한 그는 2009년 세계여행 중 싱가포르에 정착해 미국과 아시아의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의 호화생활과 현지 미인대회 출신 여성과의 염문설 등으로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런 그가 페이스북 상장을 약 8개월 앞둔 지난해 9월 돌연 국적 포기를 선택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에서는 그가 페이스북 상장 때 얻을 천문학적인 소득에 대한 세금회피를 위해 국적을 버렸다는 '먹튀'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은 해외에 거주하는 국민에게도 세금을 부과하는 반면 싱가포르는 외국에서 발생한 수익에는 과세하지 않는다. 그가 국적을 포기해 얻는 세금절감액은 최소 3900만 달러(약 45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페이스북 상장이 코앞에 다가오자 덩달아 새버린에 대한 미국 내 반대여론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17일 민주당의 찰스 슈머와 밥 케이시 상원의원은 세금회피를 위해 국적을 포기한 부유층에 대해서 미국 내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30%의 세금을 물리는 내용의 '국적이탈방지법안(Ex-PATRIOT Act)'을 발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슈머 의원은 새버린이 고작 세금 때문에 "그를 안전하게 보호해주고 교육시키고 억만장자가 되도록 도와준 미국을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사태가 커지자 새버린은 17일 세금회피 의혹을 부인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나는 브라질에서 태어났고 약 10년 동안 미국 국민으로 살았다. 나는 스스로를 세계 시민이라고 생각한다"며 "국적 포기 결정은 순전히 싱가포르에서 거주하고 일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정부에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내야 할 의무가 있고, 또 기꺼이 내겠다"고 말했지만 그의 때늦은 대응은 거센 비난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에서는 그가 입국거부를 당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민주당 잭 리드 상원의원은 "새버린이 다시는 미국 땅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자넷 나폴리타노 미 국토방위부 장관에게 요청하고 나섰다. 현행 미국법에는 세금회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한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는 규정이 존재한다. 그러나 세금회피 목적 여부를 입증하기 어렵고 국세청이 납세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금지돼있어 사실상 실행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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