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인 400여명 中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1일 2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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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일부 정당과 시민단체 회원 등 400여명은 11일 낮(현지시간) 마닐라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이날 중국 지도부가 필리핀을 상대로 오만한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남중국해 분쟁수역에 배치된 중국 선박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다. 양국의 해양 순찰함 등은 최근 스카보러섬(중국명 황옌다오)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부근 해역에서 1개월 이상 대치하고 있다.

이들 시위대는 "중국은 필리핀 해역에 대한 침범 행위를 중단하라'는 등의 각종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와 필리핀 국기를 흔들며 중국 정부의 영유권 주장을 비난했다.

시위가 시작될 무렵 시민 1명이 중국 오성기를 불태우려다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로이다 니콜라스 루이스는 "우리의 시위는 이웃집에서 조차 오만하게 행동하는 중국 정부의 고압적인 행위와 태도를 겨냥한 것"이라며 중국 수뇌부를 집중 성토했다.

시위대는 특히 스카보러 섬을 둘러싼 중국의 움직임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모종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이 현재 필리핀에게 이런 오만한 일을 한다면 다른 국가들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알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군중들은 또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영유권 주장의 부당성을 비난하며 중국 영사관까지 가두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1시간 가량 시위를 벌이다 1시간여만에 자진 해산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날 시위와 관련해 민간 차원의 집회라며 다소 거리를 두면서도 "표현의 자유는 보장됐다"고 밝혔다.

알베르트 델 로사리오 필리핀 외무장관은 시위군중들이 표현의 자유를 실천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며 이번 집회는 민간인들이 주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마닐라의 대사관과 영사관 주변 경계를 강화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경찰은 중국 영사관이 입주한 건물 주변 경비를 위해 10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으며, 시위대 통제를 위해 주변지역에도 수백명을 추가 동원했다.

전 세계 필리핀 교민들도 현지 시간으로 낮 12시 미국과 싱가포르, 홍콩, 이탈리아, 캐나다 등지의 중국 공관 앞에서 항의 시위에 나선다.

한편 중국 수도 베이징 주재 필리핀 대사관 앞에서는 2¤3개 그룹의 시위대가 공안의 삼엄한 감시 속에 필리핀 정부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중국은 필리핀 등 해외지역의 자국민들에게 시위 현장에 접근하지 말 것과 불필요한 충돌 등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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