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을 가진 아들 존의 40세 생일을 축하하는 글을 쓴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조지 윌(오른쪽)이 존과 함께 워싱턴 내셔널스팀의 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출처 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
“존 윌은 40년 전인 1972년 5월 4일 그의 아버지가 31번째 생일을 맞던 날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당시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20세 정도까지밖에 못 살 것이라고 했지만 존은 40세 생일을 맞았습니다.”
71세의 저명 칼럼니스트 조지 윌이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들 존에게 보낸 축하와 격려의 글이 미국인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날카로운 정치 비판으로 유명한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윌의 따뜻한 부정(父情)이 느껴지는 칼럼에 “존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수많은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퓰리처상 수상자로 워싱턴포스트에서 38년 동안 칼럼을 써온 윌은 유산 반대론자로 유명하다. 그는 과거 두 차례 유산 반대 칼럼을 쓰면서 아들의 사례를 인용한 적은 있지만 아들에게 헌사를 보내는 칼럼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윌은 ‘존 윌의 선물’이라는 제목의 3일자 칼럼에서 “출산 직후 의사로부터 ‘집에 데리고 갈 거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다운증후군에 대한 편견이 많던 시대에 아들은 태어났다”고 회상했다. 당시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는 입양시키거나 장애아를 맡아 기르는 기관에 보내는 경우가 많았던 것.
윌은 “지금은 다운증후군을 가진 미국인이 40만 명에 이르고 기대수명도 60세까지 늘어날 정도로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오히려 윤리적으로 퇴보하고 있다”며 “태아 검진을 통해 다운증후군을 가진 것으로 판명되면 90%의 부모가 유산을 택한다”고 지적했다.
윌은 “많은 사람이 아들의 삶을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세상은 아들 같은 사람들이 있어 더 행복한 곳이 됐다”며 “지능의 한계를 가진 사람들은 복잡한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한 용기와 신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들 존이 좋아하는 것은 두 가지. 윌은 “아들의 일과는 지하철을 이리저리 바꿔 타고 워싱턴 프로야구팀인 내셔널스의 경기가 열리는 야구장에 가는 것”이라며 “매일 야구장에 가다 보니 야구팀과 친해져 잔심부름까지 맡아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윌은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존은 1년 중 야구 경기가 열리는 81일을 내셔널스 더그아웃 바로 위쪽 지정석에 앉아 맥주를 들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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