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前 백인 여자친구 “남친 오바마 따뜻했지만 속을 모를 사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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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위선자, 백인처럼 느껴진다며 고백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뉴욕에 살던 시절 여자친구였던 즈네비브 쿡 씨.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검은색 가죽 재킷을 즐겨 입었다. 데일리비스트 웹사이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뉴욕에 살던 시절 여자친구였던 즈네비브 쿡 씨.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검은색 가죽 재킷을 즐겨 입었다. 데일리비스트 웹사이트
“그는 침대에 걸터앉아 신문을 읽으며 가끔 창문을 내다본다. 그는 달콤한 말을 속삭이지만 냉담하기도 한 사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뉴욕에 살던 시절 그의 여자친구였던 즈네비브 쿡은 그를 “따뜻하지만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사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20대 젊은 시절을 다룬 책 ‘버락 오바마 이야기’가 다음 달 출간된다. 출간에 앞서 베니티페어 잡지에 소개된 6쪽짜리 요약본에 따르면 오바마가 20대 초반에 사귄 여자친구는 캘리포니아 옥시덴털칼리지를 다닐 때 사귄 첫사랑 알렉스 맥니어와 컬럼비아대 졸업 직후인 22세에 1년간 동거했던 쿡이다.

요약본에는 세 살 연상의 백인 여자친구 쿡과의 관계가 쿡의 일기와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자세히 묘사됐다. 아버지가 호주 외교관이며 양아버지는 뉴욕 국립미술관 고문 변호사일 정도로 좋은 가문 출신인 쿡은 당시 교육 관련 단체의 강사로 일하고 있었다.

오바마와 쿡은 1983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알게 됐다. 그들을 이어준 끈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오바마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쿡은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그곳에서 지냈다. 비록 만난 적은 없지만 같은 시기에 살았던 그들은 두 번째 데이트에서 함께 밤을 보낼 정도로 통했다.

오바마는 젊은 시절 인종 문제로 인한 정체성,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오바마는 쿡에게 “나는 위선자”라며 “겉으로는 흑인의 모습이지만 (내가) 백인처럼 느껴진다”고 수차례 고백했다. 그는 졸업 후 기업 뉴스레터를 만드는 회사에 취직했지만 만족하지 못해 1년 뒤에 그만두고 시카고로 가서 빈민지역 사회운동을 하기로 마음을 굳힌다.

오바마는 사랑 표현에 서툴러 쿡이 “사랑한다”고 하면 “고맙다”고 답했다고 한다. 쿡은 미래의 미셸 오바마 여사를 예견한 듯 “늘씬하고 명랑하며 강한 성격의 흑인 여성이 어디선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일기에 적기도 했다. 저자인 워싱턴포스트의 데이비드 마라니스 기자는 “책이 완성된 후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책 내용에 대해 얘기했는데 옛 여자친구 쿡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매우 궁금해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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