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통령 경호원 성추문 현장수습한 여성경호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3일 0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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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폴라 리드, 대통령경호 공백 막아"

미국 비밀경호국(SS)의 남미지역 담당 책임자인 폴라 리드(46ㆍ여)는 지난 12일 출장지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믿기 어려운 보고를 받았다.

한 현지 매춘여성이 대통령 경호원과 화대 문제를 놓고 시비가 붙어 호텔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미주기구(OAS) 정상회의를 위해 콜롬비아를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도착이 24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리드는 잠시 당황했으나 즉시 냉정을 되찾고 자신의 부하직원들에게 문제의 호텔에서 경호원들의 투숙기록을 모두 찾아내도록 지시했다.

그는 이어 성매매에 연루된 경호원들을 전원 콜롬비아에서 떠나도록 조치하는 동시에 대체요원들을 투입한 뒤 본국의 상관에게 '부적절한 행위'의 초기 증거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외신은 22일(현지시간) 최악의 상황에서 발빠른 수습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현지 경호를 완벽하게 수행한 흑인여성 경호원 리드의 활약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비밀경호국 관계자들은 당시 리드가 현장 상황을 장악한 것은 마크 설리번 비밀경호국장의 지시였지만 다른 간부가 책임을 떠맡았다면 그만큼 강력한 조치는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경호원은 "모든 상관이 폴라 리드와 같다면 비밀경호국에는 문제가 전혀 없을 것"이라면서 "재미는 없을지 모르겠지만 문제는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캘버트 카운티 출신의 리드는 미혼으로, 메릴랜드대를 졸업한 뒤 25세의 나이로 비밀경호국에 취직했다.

당시로서는 흑인여성이 경호원으로서 일한다는 게 생소했고 입사 초기 비밀경호국 내부의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한 집단소송에도 참여하면서 순탄치 않은 사회생활을 경험했다.

리드는 "일반인들은 흑인여성이 이런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신기하게 생각했다"면서 "그들은 늘 내가 실제로 경호요원인지 확인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성 요원들을 압도하는 노력으로 그는 2004년 비밀경호국 마이애미지부의 감독관으로 승진했고, 2007년 워싱턴DC로 잠시 돌아온 뒤 올초 마이애미지부의 최고책임자로 남미지역을 담당하게 됐다.

흑인여성이 지역 최고책임자로 임명되자 백인남성 요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으나 이번 콜롬비아 성추문 사태를 엄정하게 처리하면서 그의 주가는 더 높아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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