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워싱턴~서부 고향 27회 왕복… 패네타 美국방 ‘군용기 이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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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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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간 세금 86만달러 써
“경비 줄일 방법 찾겠다” 사과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사진)이 지난해 7월 장관에 취임한 후 주말에 고향 캘리포니아 주 몬터레이를 27차례나 군용기로 왕복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도마에 올랐다. 한 달에 세 번꼴로 군용기를 사적으로 쓴 비용이 총 86만 달러(약 9억8000만 원)에 이르자 세금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패네타 장관은 이런 사실이 AP통신을 통해 보도되자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앞으로 경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보겠다”며 유감을 표했다.

미 국방장관이 여행을 할 경우 백악관과 군 수뇌부와 비상연락 체제를 갖추고 보안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군용기를 이용하도록 돼 있긴 하다. 또 패네타 장관이 고향을 방문할 때 이용한 군용기는 ‘에어포스 C-37’로 필요한 통신장비를 갖춘 군용기 가운데 가장 운용비용이 낮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도 워싱턴과 몬터레이 시를 한 번 왕복비행(10시간)하는 데 드는 비용은 3만2000달러(시간당 3200달러)나 된다. 패네타 장관은 이미 재무부에 캘리포니아 주에 한 번 갈 때마다 평균 630달러를 내 모두 1만7000달러를 변상했다. 실제 군용기를 27번 띄우는 데 든 비용은 86만 달러이지만 민간 항공기를 이용했을 경우 해당하는 비용을 낸 것으로 보인다.

몬터레이에 있는 호두나무 농장을 자주 찾는 올해 74세인 패네타 장관은 “어릴 적 40년간 고향에서 살았고 더욱이 그곳엔 아내 실비아와 가족이 살고 있다”면서 “주말에 워싱턴을 벗어나 기분을 맑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고향을 자주 찾았다”고 말했다.

패네타 장관의 군용기 이용이 비록 합법적이라 하더라도 로버트 게이츠 전임 장관과 비교할 때 지나치다는 것이 미 언론의 지적이다. 게이츠 전 장관도 서부인 워싱턴 주가 고향이지만 주말엔 그대로 워싱턴에 머물렀다. 도널드 럼즈펠드 전 장관도 워싱턴에 살면서 주말에 가끔 메릴랜드에 있는 자택을 방문했지만 군용기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논란에 휘말리지 않았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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